요즘 여기저기서 '대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과거엔 오랜 시간이 지나야 스타로 인정해줬다면 최근엔 예능 프로그램에서 솔직하고 털털한 모습을 조금만 보여줘도 금세 '예능 신생아'라는 수식어가 이름 앞에 떡하니 붙는다. 드라마나 영화로 이름값을 높이는 방법보다 훨씬 빠르고 쉬운 듯 착시현상까지 나오는 중이다. 이로 인해 여기저기서 대세가 되기 위해 눈에 불을 켜는 연예인들이 부쩍 늘고 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예능 대세' 효과의 주기가 짧아지고 물량(?)도 많아져 타이틀을 얻었다고 해서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쉽게 얻은만큼 달콤함도 금세 사라지는 것이다. 그렇지만 이들에게만은 왠지 이런 일반적인 하루살이 공식이 통하지 않을 것만 같다. 선명하게 붙은 '대세'라는 두 글자가 오랜 시간 지속될 것 같은 이 '느낌적인 느낌'. 많은 프로그램에서 주목받고 있는 개그맨 김영철, 요리연구가 백종원, 배우 이규한이 그 주인공이다.
세 사람은 각자 개그, 요리, 연기 분야에서 나름대로 내공을 쌓으며 인정 받아왔지만 최근에는 '예능'에서 만나 각축을 벌이고 있다. 올 연말 시상식에서 상 하나쯤은 거머쥘 것이 분명해 보인다. 이에 이들의 활약상을 짚어봤다.
□'오버DNA' 김영철
김영철은 MBC '무한도전'에서 오디오의 빈틈을 채우기 위해 우연치 않게 던진 멘트 하나에 대세로 자리잡았다. 많은 사람들이 그의 "힘을 내요. 슈퍼파월~"이라는 응원가에 미소를 지었다. 김영철의 뼛 속까지 오버하는 행동은 아마 타고난 듯 싶다.
잭팟이 터진 그는 이후 '진짜 사나이'의 고정 멤버로 투입돼 현재 누구보다 열성적으로 군 생활 중이다. 트레이드마크인 희번덕한 눈빛과 돌출 이빨로 브라운관에 해피 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있다. 물론 하춘하, 이영자, 김희애 성대모사는 언제봐도 웃음이 터진다. 뚜벅뚜벅 한 길만 걸어온 김영철이 어두운 터널을 지나 이제야 빛을 보고 있는 중이다.
□'요리바라기' 백종원
최근 가장 핫한 사람을 꼽으라면 단연 백종원. 아내 소유진을 향한 곱지 않던 시선도 이제는 찾아보기 어렵다. 백종원은 사업가라기보다 요리 연구가로 불리는 게 맞다. 그가 운영하는 매장이 많아 사업을 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메뉴 개발에 에너지를 더 쏟고 있다. 사업적인 기질이 도드라졌을 뿐.
지난해 방송된 '무한도전'에서는 정준하에게 토스트 만드는 레시피를 알려주며 그의 미션을 성공적으로 도왔다. 백종원은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1인 방송을 통해 옆집 아저씨 같은 푸근한 매력으로 호감을 얻게 됐다. 인기에 힘입어 tvN '집밥 백선생', 올리브 '한식대첩3'에 출연하고 있다. 백종원이 선보이는 요리의 끝은 있는건지 쉽게 가늠이 되지 않는다.
□'내려놓음의 미학' 이규한
이규한은 지난해 9월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서 스타를 꿈꾸기보다 아버지 역할로 오래 남는 게 좋다고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이 과정에서 '탈모가 진행되고 있다'고 걱정하면서 신선한 웃음을 안겼다. 남자 배우들에게서 발견할 수 없는 '내려놓음'에 시청자는 박수를 보냈다. 옆에서 관심 있게 지켜본 MC 윤종신은 그를 자기 사람으로 만들었다.
이후 이규한은 윤종신의 소속사에 둥지를 틀었고, 대세들만 출연한다는 'SNL코리아'에서 개그 연기도 선보이게 됐다. 최근에는 패션 프로그램 '스타일 라이킷'의 MC로 발탁되는 영예를 누렸다. 이규한도 현재 김영철과 '진짜 사나이'에서 열심히 군 생활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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