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구는 작지만 열정은 누구보다 컸다. 가수 김수철이 '불후의 명곡'에서 '전설'다운 실력을 자랑했다. 여전히 죽지 않은 화려한 무대 매너와 뛰어난 가창력을 볼 수 있었다.
지난 23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는 방송 200회를 맞아 작은 거인 김수철 편으로 꾸며졌다. 시즌2 200회를 기념하는 축제의 자리에 김수철이 100번째 전설로 출연, 첫 무대를 꾸며 의미있게 다가왔다.
이날 그는 후배 경연자들의 대결에 앞서 가장 먼저 무대 위에 올랐다. 기타를 들고 무대 전체를 누비며 흥을 돋우었다. 데뷔곡 '일곱 색깔 무지개'를 부른 그는 중장년층에는 추억을, 20~30대 젊은층에는 호기심을 자극했다. 몇 곡 더 불러줬으면 좋았겠다는 생각까지 들었을 정도.
김수철은 '불후의 명곡'에 출연하게 된 이유를 윤여정의 권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설이라는 자리가 주는 부담 때문에 출연을 미뤄왔지만 "당연히 나가야 한다"는 그녀의 한마디에 선뜻 출연을 결심했다고 했다.
윤여정이 김수철을 전설로 추천한 이유는 의심할 여지 없이 뚜렷했다. 왜 이제서야 나온 것인지 아쉽기만 했다. 노장 김수철의 무대에 대한 애정은 대단했다. 예순이 다 된 나이지만 관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는 아이돌 그룹 못지 않게 강렬했다. 트레이드마크인 '가위 점프'도 녹슬지 않고 건재했다.
1979년 그룹 작은거인으로 데뷔한 김수철은 '못다 핀 꽃 한송이' '정신차려' 등 다수의 히트곡을 발표하며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88 서울 올림픽 전야제 음악, 2002년 한일월드컵 개막식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드러냈다. 이날 그는 ‘젊은 그대’를 3분 만에 작곡했다고 밝히는 깨알 같은 자랑을 덧붙여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김수철 편 1부의 우승자는 JK김동욱. '못다 핀 꽃 한 송이'를 선곡한 그는 '세월'로 3승을 기록한 그룹 울랄라세션의 독주를 막고 1승을 기록, 남은 가수들의 도전장을 받아들였다. 박상민, 박기영, 문명진, 황치열, 팝핍현준 박애리 부부, 갈리스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김동욱이 승리를 거두게 될지, 다른 누군가에게 양보할지 결과에 관심이 집중된다.
한편 이날 소냐는 '언제나 타인', 정동하는 '모두 다 사랑하리', 블락비는 '왜 모르시나', 남상일은 '남자는 외로워'를 각각 편곡해 전설 김수철에게 흐뭇한 미소를 선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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