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방송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는 BJ(Broadcasting Jockey)가 마음에 들면 시청자는 '별풍선'을 쏘아준다. 별풍선은 BJ에게 지급하는 사이버머니. 하지만 '마리텔'에서는 그 별풍선을 쏘아줄 수 없다. 매우 안타깝다. 백종원의 '고급진 레시피'를 보고 있으면 없는 별풍선도 만들어서 쏘아주고 싶을 만큼 재미있다.
백종원은 음식 만드는 과정을 맛깔나게 설명하면서 본인이 만든 음식을 맛있게 먹는다. 또 주변에 시식을 권하는 훈훈한 인간성도 갖췄다. 한식, 중식, 양식 등 다양한 레시피 콘텐츠가 그의 방송에 관심을 갖게 만든다.
지난 23일 방송된 MBC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은 강력한 우승후보 백종원이 방송 언어와 품위를 위반해 '마리텔'의 방송심의위원회로부터 깅퇴를 당했다. 충분히 위기 상황이었음에도 이날 전반전 평가 결과, 백종원은 1위를 차지했다. 새롭게 합류한 하니가 2등, 정준영 3등, 김구라 4등, 홍진경이 5등이었다.
지난 방송에서 백종원은 채소 고추를 말하는 것에 지적을 받았다. 이에 방송상 부적합한 언어를 사용했다는 '마리텔' 방송심의위원회의 규정에 따라 스튜디오가 아닌 옥상정원에 마련된 부엌으로 쫓겨나게 된 것이다. 그는 옥상에서 '덜(?) 고급진 레시피'를 이어갔다. 예상치 못한 조치이기에 어리둥절했지만, 백종원은 금세 정신을 차리고 자신을 기다리는 시청자들을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처음에 쓰려던 재료도 사용할 수 없었기에 가까운 편의점으로 달려가 식재료를 구매했다. 편의점 특성상 가공 재료들이 주를 이뤘고, 그는 라면을 맛있게 끓이기로 했다.
재료들을 소개하다 일부 시청자들로부터 '요리할 손으로 발을 만졌다'는 오해를 받았다. 된장을 든 손이 아래쪽으로 내려가면서 발에 손을 댄 것처럼 보였던 것. 그는 "아니라니까~된장 여기다 놔야겠네"라며 억울해했다. 급기야 발을 저 멀리 보내기 위해 무릎을 꿇고 앉아 요리에 집중했다. 괜한 PPL 논란이 일어날 것을 우려해 "라면회사에서 받은 거 하나도 없다. 편의점에서 그냥 사온 것"이라며 사방을 가리고 철벽 수비를 했다.
한편 채팅창을 통해 그가 좋아하는 게임 전용마우스가 아내 소유진에게 발각된 사실을 알게 됐다. 이 같은 사실에 그는 시무룩한 표정을 지어 웃음을 안겼다. 마치 아들이 엄마에게 혼이 난 듯 안타까움이 배어 나왔다.
"엄마" "PPL은 아닙니다" "아니라니까" "설탕중독아닙니다" 등 느릿한 충청도 사투리가 친근함을 안겼고, 나도 한 번 만들어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손쉬운 레시피가 백종원에게 관심을 갖게 만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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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리틀 텔레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