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의 개인 방송을 다루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을 보다 보면 주인공 못지않게 시선이 가는 출연자 혹은 제작진이 있다. 바로 일명 백종원의 음식을 먹으며 컴퓨터 그래픽 테러를 당하는 ‘기미 작가’부터 섹시하면서도 음흉한 진행법으로 웃음을 안기는 방송인 서유리, 일반인은 소화 못할 운동을 하며 고생하는 ‘극한 직업 PD’까지 프로그램의 맛을 높이는 감초들이 즐비하다.
MBC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설날 특집 파일럿 방송 당시 백종원의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며 호평을 받았던 이 프로그램은 정규 방송을 시작한 후 웃음 감각 넘치는 편집과 스타들의 다양한 매력을 보는 재미가 상당히 높다. 젊은 네티즌이 자주 활용하는 인터넷 신조어를 재기발랄하게 활용하거나, 일명 ‘병맛 CG’라고 불리는 웃음기 가득한 컴퓨터 그래픽으로 돌발 상황을 재밌게 만든다.
자신이 스스로 PD이자 출연자가 돼 개인 방송을 하는 스타들은 언제나 당황하고 네티즌의 작은 지적과 요청에 민감하게 받아들이면서 바쁠 수밖에 없는데 이 변수들을 흥미롭게 포장하는 제작진의 구성 능력이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흥미 지점이다. 무엇보다도 개인 방송을 하는 출연자는 바뀌어도, 바뀌지 않는 대들보 같은 이들이 있으니 바로 MC 역할을 하는 서유리와 유명인이 된 제작진이다.
서유리는 성우 출신답게 매력적인 목소리로 진지하게 스타들에게 험한 임무를 내린다. 무표정으로 스타들에게 지시를 하거나, 상황 전달을 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프로그램이 추구하는 A급인데 B급처럼 보이는 재미를 책임진다. 아나운서 뺨치는 진행 실력을 뽐내면서도 뭔가 지상파 방송이 아니라 인터넷 방송을 보는 듯한 개성 강한 진행이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소소한 즐거움이다. 지난 23일 방송에서 백종원이 아내 소유진에게 게임용 마우스를 들킨 후 왜 당황했는지 부연 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설명하기 좋아하는 미스 마리테’를 음산하게 표현하며 진지하게 설명을 했다. 별 것도 아닌 상황일 수 있는데 서유리의 너무도 진지한 설명은 제작진이 의도한 웃음 장치 효과를 높였다.
기미 작가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백종원을 담당하는 작가. 음식 맛보기를 담당하는 까닭에 기미상궁과 작가를 합친 기미 작가라고 불린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도 표정 변화가 없거나, 일명 ‘영혼 없는 리액션’을 펼쳐서 웃음을 선사한다. 여기에 제작진은 기미 작가의 행동에 컴퓨터 그래픽을 입혀 인터넷을 발칵 뒤집어놨다. 촌스러워서 웃긴 컴퓨터 그래픽과 기미 작가의 깜짝 놀라는 표정은 백종원의 방송을 기다리게 만드는 요소 중에 하나다. 이제는 네티즌이 ‘기미 작가’를 찾고 있다. 여기에 지난 방송에서 백종원이 “작가가 CG를 두려워한다. 어차피 제작진이 CG를 만든다. 그냥 하라”면서 남의 일인 듯 재밌는 표정을 재촉하고 이를 또 다시 컴퓨터 그래픽을 만든 제작진의 재기발랄한 구성이 돋보였다.
예정화가 잠시 방송에 나오지 않는 사이 귀여운 ‘극한 직업 PD’ 역시 카메라 밖으로 숨었다. 예정화 담당 PD로서 예정화의 매서운 지도 하에 험한 운동을 했던 이 PD는 네티즌으로부터 ‘극한 직업 PD’라는 별명을 얻었다. 땀을 뻘뻘 흘려가며 예정화의 지시를 따르던 이 PD가 욱하는 모습을 보거나, 아름다운 예정화와 커플 요가를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제작진도 하나의 웃음 장치로 활용하는 이 프로그램은 이 극한 직업 PD의 어리바리한 면을 강조하고, 예정화와 함께 하느라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진 허당 매력을 보여주며 시청자들을 웃겼다.
이 같은 이제 못 보면 서운한 감초들은 이 프로그램의 하나의 기둥 역할을 하고 있다. 출연자들을 교체해가며 재밌는 매력을 뽑아내는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고정 웃음 형성 장치인 것. 가끔 등장해 큰 웃음을 선사하는 이들이 ‘백주부’ 백종원의 인기와 함께 이 프로그램의 든든한 인기 주축돌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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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리틀 텔레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