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1박2일’은 서울대생도 '곡괭이'하게 한다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5.05.25 06: 56

국민 예능의 힘이다. 마냥 어렵게만 느껴졌던, 남다른 사람만 가는 곳 같았던 서울대학교가 이토록 친근하고 편안하게 느껴지는 것은.
지난 24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이하 '1박2일')에서는 최고의 지성인들이 모이는 서울대학교에서 배움을 체험하는 '서울대 가다' 두 번째 이야기가 펼쳐졌다.
이날 멤버들은 각자 자신이 선택한 수업을 듣게 됐다. ‘컴퓨터와 마음’이라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수업부터 시작해 ‘대학영어1’, ‘말하기와 토론’, ‘미적분의 이해와 응용’, ‘동물 행동치료학’ 등의 수업이 주어졌고, 멤버들은 불안한 마음을 안고 참석했다. 김주혁은 영어로만 진행되는 ‘동물 행동치료학’ 수업 내용에 당황했고, 차태현 철학에 가까운 ‘컴퓨터와 마음’ 수업을 들으며 지루함을 견뎌야했다.

다른 멤버들이 수업을 들을 때 데프콘은 휴강이라는 행운을 얻게 됐다. 제작진으로부터 용돈 만원까지 획득한 그는 학생들과 함께 교내에 있는 버들골이라는 공원으로 갔다. 그곳에는 많은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식사를 하거나 이야기를 하고, 낮술을 먹는 등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데프콘은 자신이 받은 용돈으로 학생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샀고, 학생들은 함께 이를 먹으며 자연스럽게 자신들의 고민을 이야기했다. “문과는 취업이 어렵다”, “고시를 봐야한다” 등의 이야기는 서울대학교가 아닌 학생들도 하는 고민이었고, 데프콘은 공부 외에는 걱정이 없을 것 같았던 학생들의 평범한 모습에 놀라워했다.
학생들과 시간을 보낸 후 데프콘은 다시 동아리방이 모여 있는 학생회관으로 갔다. 그곳에서 자신과 취미가 꼭 맞는 애니메이션 동아리를 발견, 동아리방 안으로 들어간 그는 학생들과 애니메이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하나가 됐다. 만화책과 피규어로 가득한 방에서 한껏 ‘덕후’ 기질을 발휘한 데프콘은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해 보였다. 동아리 방 중앙에 자리를 잡고 앉아 이런저런 애니메이션들 이야기를 꺼내는 그의 모습은 흡사 동아리 회장이 된듯해 웃음을 줬다. 또 이 동아리방 안에는 게임을 하느라 데프콘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는 여학생이 있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역시 이날의 백미는 일명 ‘김종민을 이겨라’였다. 서울대에 재학중인 4명의 김종민이 ‘1박2일’ 김종민과 한편이 돼 나머지 멤버들과 대결을 펼치는 게 게임의 내용이었다. ‘바보’로만 불리던 김종민의 설욕전이었다. 세 게임을 먼저 이기면 되는 이 대결에서 서울대 멤버들과 김종민으로 구성된 김종민 팀은 곡괭이 견디기, 연산, 콜라 빨리 마시기 게임에서 이겨 승리를 거뒀다. 특히 연산 문제를 제외한 곡괭이 견디기, 콜라 빨리 마시기 등 몸으로 하는 게임에서 남다른 인내력과 기지를 보여준 서울대 김종민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서울대 김종민 친구들이 고전했던 대결 종목은 제기차기, 단 하나였다. 제기를 어색해 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또래 친구들과 비슷해 친근함을 줬다.
이처럼 ‘1박2일’은 서울대생들과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이번 특집을 통해, 순박하면서도 친근한 서울대 학생들의 매력을 제대로 알렸다. 수능에서 단 7문제만을 틀리고, 박사과정을 공부하고 있는 똑똑한 학생들도 ‘1박2일’ 안에서는 착하고 어리바리한 보통 친구들의 모습이었다. 서울대 하면 생각나는 ‘공부’라는 틀에 얽매이기보다, 학생들이 가진 다양하면서도 친근한 면들을 끌어내고자 한 기획의도가 돋보였다.
eujenej@osen.co.kr
'1박2일'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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