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가왕', 복면이냐 가왕이냐..갈림길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5.05.25 09: 34

MBC '복면가왕'이 가장 큰 차별점이었던 '미스터리'를 두고, 정체성이 흔들릴 위기다.
노래를 '너무' 잘해서다. 그 정도 하는 가수는 그리 많지 않고, 그래서 시청자들은 복면 아래 얼굴을 그리 궁금해 하지 않고 특정 가수로 확신하는 분위기다.
쌍더듬이의 앙칼진 고음은 누가 봐도 에일리였으며, 클레오파트라는 김연우가 아닐 수 없다는 반응. 만약 클레오파트라가 김연우가 아닌 것으로 판명난다면 이 프로그램은 '한 획'을 긋겠지만, 김연우가 맞다면 뭔가 심심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에 제작진은 대비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프로그램은 누가 더 노래를 잘하느냐보다, 우리가 잘 알았지만 목소리는 미처 몰랐던 누군가를 발굴하는 게 더 중요한 포인트. 노래 자랑은 그동안 '나가수', '불후의명곡', '보이스코리아' 등 무수히 보고 들어왔다.
그래서 노래 실력은 좀 떨어졌을지 몰라도, 이 프로그램의 성격과 가장 부합하는 출연자는 홍석천이었다. 그는 중저음의 로커 분위기로 등장해, 복면을 벗고 일동 깜짝 놀라게 했다. 자신의 이미지를 180도 뒤집는 반전. 편견에 맞서고 싶었다는 소감까지, 맞춤형 출연자라 할 수 있다.
물론 에일리도 그동안 자신이 해왔던 노래들과 다른 이미지의 곡들로 승부를 보긴 했다. 작곡가들도 "에일리 나이에 저렇게 깊을 리 없다"고 속았다. 클레오파트라가 김연우라 하더라도, 그 김연우가 저렇게 다양한 장르를 섭렵할 수 있을 줄 알았던 대중은 그리 많지 않을 수 있다.
그래도 '반전'이라고까지 보긴 어렵다. 누가 봐도 복면보다는 가왕에 어울리는 가수들이기 때문.
노래 잘하는 가수는 얼마든지 있다. 이들에게 복면을 씌워 노래를 시키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은 아이템이다. 복면 쓴 '나가수'가 되느냐, 너무나 벗겨보고 싶은 복면이 되느냐는 제작진의 선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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