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이하 슈퍼맨이 돌아왔다)가 가진 미덕이 하나 있다면, 아이들만큼 아빠들의 성장도 관찰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엄마에 비해 어딘지 모르게 더 어설프고 부족한 아빠들은 아이들과 단둘만의 시간을 보내며 조금씩, 어떻게 그를 사랑해 줄 수 있는지 배우고 깨닫는다. 변해가는 아빠들의 모습은 뭉클함을 준다.
지난 24일 방송된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는 초보아빠 엄태웅이 딸 지온을 위해 변해가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엄태웅은 지온이와 자신의 육아에 대한 상담을 하기 위해 상담소에 갔다. 검사 결과는 대부분 정상이었지만, 엄태웅의 마음에 걸리는 한 가지가 있었다. 지온이 또래에 비해 사회성이 10개월 정도 지연됐다는 것.
이에 대해 의사는 “아빠가 딸의 반응을 확인하지 않는 것 같다. 발에 색칠을 할 때도 그것만 보지 아이의 눈을 보지 않더라”고 지적했다. 또 어휘 부분에 대해서도 “딸이 ‘아빠’라고 이야기만 해도 다 해주더라. 아이가 말을 할 수 있도록 시간을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엄태웅은 “다 엄마, 아빠 잘못”이라며 자신의 육아 방법에 대해 반성했다. 그는“아이와 눈을 마주치기 보다는 내가 보고 싶은 지온이를 본 것 같다”며 자책하며 변화를 다짐했다. 이후 딸에게 즉각 변화된 모습으로 딸에게 최선을 다하는 그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엄태웅이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은 지온과의 눈높이 대화였다. 지온의 반응에 즉각 대응하며 소통을 하기로 결심한 것. 그는 지난 날 지온을 바라보기만 했던 것에서 발전, 지온에게 답을 얻어내기 위해 계속해서 질문을 던지며 소통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엄태웅은 딸을 위해 ‘배우 비주얼’까지 포기하는 모습을 보여줘 웃음을 선사했다. 서로의 얼굴에 낙서를 하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이는 부녀의 모습은 귀여웠다. 또 직접 너구리로 변신, 꼬리를 달고 지온과 잡기 놀이를 하는 등 적극적인 아빠로 변신해 지온이 쉽게 말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엄태웅의 모습은 눈물겨웠다. 지온 또한 이런 아빠의 마음을 알아차린 듯 질문에 바로 ‘순둥이’ 미소를 지으며 척척 대답을 해내는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딸을 위해 변화를 시도하는 아빠 엄태웅의 모습은 그간 시청자들이 알았던 허술한 아빠 엄태웅의 모습과는 또 달랐다. 사랑하는 딸의 성장을 위해, 스스로 먼저 성장하기를 노력하는 아빠의 모습은 그 어느때보다 믿음직했고, 아름다웠다. 다른 선배 아빠들이 그랬던 것처럼 엄태웅 역시 좋은 아빠로 조금씩 더 변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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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맨이 돌아왔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