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 사나이’가 시즌 2에 접어들어서도 스타들의 몰랐던 면모를 발견하는 기회가 되고 있다. 빡빡한 군생활을 통해 이른바 반전 매력을 가진 스타들을 마주하는 순간이 ‘릴레이’처럼 펼쳐진다.
‘진짜 사나이’는 군 체험을 하는 프로그램. 2013년 4월 첫 방송을 한 이 프로그램은 그간 다양한 출연자들이 오고갔다. 험난한 군생활을 통해 성장하는 과정을 담는 ‘진짜 사나이’는 자연스럽게 스타들의 인간적인 매력을 발굴한다. 특히 매회 눈에 띄는 스타들이 다를 만큼 상황에 따라, 그리고 하는 행동에 따라 때론 웃기기도 때론 감동을 선사하기도 한다.
말 많은 개그맨 김영철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대세’로 떠올랐다. 20년 가까이 개그맨 생활을 하면서 몸에 익숙한 과도한 동작은 웃기려고 하는 행동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했다. 또한 주변 사람들을 살뜰히 챙기고, 힘든 군생활 중 재밌는 농담을 던져가며 비타민 같은 존재로 활약 중이다. 젊은 군인들에 비해 체력이 약하지만 쉽사리 포기하지 않는 악바리 근성과 그럼에도 교관의 잦은 지적과 호출에 당황하는 모습은 짠하면서도 웃기다. 시즌 2 최대 수혜자로 꼽히고 있다.
힙합듀오 언터처블 멤버인 슬리피는 이 프로그램의 최약체. 그야말로 약골인데 지난 24일 방송에서 반전을 이뤄냈다. 너무 고된 체조로 인해 눈이 풀릴지언정 끝까지 수행하고, 수영장 물을 다 마실 듯한 고통스러운 순간에도 잠수 1분 버티기를 성공하며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누가 봐도 가장 먼저 포기할 것 같은 저질 체력인데 어떻게든 버티고자 이를 악무는 그의 모습은 감동 그 자체였다. 평소 무대와 다른 예능프로그램에서 다소 껄렁껄렁하게 보였던 슬리피의 진정성 있는 도전은 추후에 해군 해난구조대 규정상 퇴교 조치를 당하더라도 박수를 받을 만 하다.
이규한도 마찬가지. 평소에는 ‘꾀돌이’라고 불릴 정도로 ‘현역 경험자’의 면모를 보여주는 중. 뛰어나게 잘하는 것도, 남들보다 뒤떨어지는 것도 안 된다는 신조를 보여줬던 ‘꾀돌이’였다. 많은 남성 시청자들이 그에게 공감했던 것도 이 때문. 물론 성실한 태도가 뒷받침되기 때문에 호감을 산다. 이규한은 다리 근육통에도 체조와 잠수 훈련을 끝까지 이어가려고 노력했다. 다리 근육통으로 인해 결국 물 밖으로 나오긴 했지만 진통제를 맞고 다시 하겠다는 ‘불꽃 의지’를 드러내며 감동을 선사했다. 뭔가 깐족거리면서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면서도 꼼수를 부리지 않는 훈련 자세는 호감도를 높인다.
임원희는 현재 이 프로그램에서 맏형. 느리지만 불타는 지구력을 보여주고 있다. 달리기는 뒤처져도 46세라는 나이에도 젊은 군인들 못지않은 팔굽혀펴기 실력을 과시했다. 또한 맏형으로서 분대장이 된 후 옷깃을 휘날리며 뛰어다니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임원희는 교관의 지시를 잊고 당황한 나머지 버벅거리는 그 장면 하나로 그의 도전기를 응원하게 만들었다. 지금까지 눈에 띄는 열외가 없었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의외로 강인한 정신력과 체력으로 20살은 더 어린 젊은 군인들과의 경쟁에서 버티며 뭉클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샘킴과 정겨운은 조금 더 친근해진 경우다. 유명한 셰프인 샘킴은 빠른 시간에 많은 요리를 해야 하는 군대에서 평소 요리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굴욕을 당했다. 어깨 통증으로 자주 열외가 되는 바람에 해난구조대 퇴교 조치를 당했지만 안타까움에 눈물을 쏟는 모습만으로도 그가 그동안 얼마나 전전긍긍하며 교육을 받았는지를 알 수 있게 했다. 잘 생기고 체력도 좋은 정겨운은 ‘삑겨운’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큰 소리를 낼 때마다 음이탈이 되지만 굴하지 않고 분대장을 자원해서 목소리를 높이는 열정적인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빼앗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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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사나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