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를 부탁해’는 한 편의 드라마다. 게스트들의 냉장고 속을 들여다보면서 그들의 평소 생활과 식성도 알 수 있고 여덟 명의 셰프들이 15분 동안 대결을 펼치고 승부가 결정된 후 환호하고 아쉬워하는 모습은 마치 드라마와도 같다. 1시간에 희로애락이 모두 담겨 있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는 스타의 냉장고를 직접 스튜디오로 가져와 대한민국 최고의 여덟 셰프들이 냉장고 속 재료만으로 15분 동안 특별한 음식을 만드는 프로그램. 스타들이 실제 사용하고 있는 냉장고가 공개된다. 스타들의 냉장고 속을 보는 것만으로 식성이나 요리실력, 음식과 관련된 사연은 물론 연애여부까지 알 수 있다. 냉장고에 스타의 인생이 모두 담겨 있는 것.
가족과 함께 살고 있는 게스트의 냉장고 속은 다양한 음식으로 채워져 있지만 혼자 살고 있는 자취생 게스트의 냉장고 속에는 채소들이 썩어가고 있고 인스턴트 음식들로 가득 차 있다. 강예원, 가희, 예원의 냉장고가 그랬다. 그러나 정준영, 김민준, 씨스타의 소유처럼 요리에 관심이 있는 게스트들의 냉장고 속엔 쉽게 볼 수 없는 식재료들이 있기도 하다.
그렇게 냉장고 속을 살펴보면서 그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양희은의 냉장고에 좋은 식재료들이 가득한 이유가 양희은과 남편의 건강 때문. 양희은이 “20대 땐 라디오 방송이 너무 많아서 밖에서만 밥을 먹었다. 끼니 거를 때도 많고 대충 먹으니 서른에 암에 걸려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어머니가 나를 살리려고 무염식, 유기농을 공부했다”라고 밝힌 것과 같이 게스트마다 냉장고와 관련된 사연이 있었다.
또한 게스트들의 연애여부도 알 수 있는 것도 재미 포인트다. 남자 게스트들의 경우 자신도 몰랐던 여자의 물건이 있을 때 크게 당황해하거나 결국 과거 연애를 털어놓고, 김기방의 경우는 풍성한 냉장고와는 달리 여자친구가 오랜 시간 없었다는 안타까운 사연을 털어놓고 연애팁을 전수받는 등의 그림이 펼쳐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냉장고를 부탁해’가 드라마 같이 느껴지는 건 셰프들의 대결 때문이다. 15분이 짧은 시간이지만 그 15분 동안 셰프들의 신경전도 있고 승부가 난 후 스튜디오의 분위기나 셰프들의 감정표현 등 그 모든 것들이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여덟 명의 셰프 최현석, 정창욱, 샘킴, 미카엘, 박준우, 이원일, 홍석천, 김풍은 대진표를 정하는 과정에서부터 긴장감이 흐른다. 누구와 붙든 서로 사연이 있기 때문에 대결 자체는 항상 재미있다.
항상 김풍과의 대결에서 졌던 샘킴이 명예회복을 위해 다시 한 번 김풍과 대결했다가 겨우 한 번 이겨 감격해 하는 거나 무서운 상승세를 보였던 홍석천이 3연패에서 탈출, 눈물까지 보이며 그간의 속상했던 마음을 털어놓는 모습은 시청자들을 뭉클하게 했다. 대타로 출연해 연승을 이어갔던 ‘중화요리의 대가’ 이연복이 두 가지 요리를 했음에도 정창욱에게 지고 마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뿐 아니라 ‘허세의 아이콘’ 최현석이 평소에는 최고의 허세를 보여주며 요리했지만 대가 이연복과의 대결에서 크게 긴장해 말을 더듬고 대결에서 진 후 이연복에게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모습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냉장고를 부탁해’에는 사랑도 있다. 사랑 담당은 미카엘. 미카엘은 여자 게스트가 나올 때마다 러브라인을 형성한다. 소유를 비롯해 가희 등 여자 게스트들에게 유독 관심을 보이다 요리에 신경을 쓰지 못해 대결에서 매번 진다.
게스트들의 삶과 사연, 셰프들의 승부 등 모든 것들이 담겨 있는, 드라마 같은 ‘냉장고를 부탁해’. 재미를 넘어 감동도 선사하고 있기 때문에 시청자들로부터 꾸준히 사랑받고 인기를 끌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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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