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이경규가 '스승'의 앞이여서였을까. 자신을 '끝물'이라고 표현하며 약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괜히 '예능 대부'라는 수식어가 붙었겠는가. 영원한 현역으로 남을 것인데 말이다.
이경규는 지난 25일 방송된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에서 자신의 스승으로 꼽은 이윤석을 향해 방송 생활에 대한 속마음을 드러내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날 자신의 스승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이경규는 의외의 스승을 소개했다. 바로 후배 이윤석. 대부분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을 스승으로 지칭하는 것이 일반적이기에 이윤석의 등장은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경규는 이윤석을 스승으로 꼽은 것에 대해 "가장 상담을 많이 하는 사람"을 들었다. 고민이 있을 때마다 이윤석과 상담을 하고 그가 해주는 이야기가 실제로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소속사에 관한 것들도 그렇고 국문과 출신의 이윤석 답게 영화 시나리오에 대한 조언도 구한다고 이경규는 밝혔다.
또한 자신이 진지하게 이윤석을 스승으로 꼽은 이유를 생각해봤다는 이경규는 "내가 후배들이나 선배들 앞에서 눈물을 보인 적이 없는데 유일하게 내 눈물을 본 사람이 이윤석이 유일하다"라고 말해 시선을 모았다.
눈물까지 내보일 수 있을 만큼 믿고 의지하는 사람이라서였을까. 이경규는 이후 조금씩 자신의 고민을 내비치기 시작했다. '예능 대부'로 거대한 산 같기만 했던 그에게서 처음 보는 낯선 모습들.
이경규는 이윤석에게 "내가 대상을 타고 나서도 갈 곳이 없더라. 술 한 잔 하려고 해도 아무도 없었고 그래서 너만 찾아다녔다"라고 고백해 이윤석의 마음을 짠하게 만들었다.
또한 "너를 스승으로 모시는 이유 중 하나는 네가 다른 길을 가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외도를 많이 했다. 그건 내가 방송에서 아웃당할 것이라는 불안감 때문이었다"라면서 "그런데 지금은 달라졌다. 최선을 다한다. 왜냐면 내가 끝물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라고 말해 이윤석을 당황케 했다.
'버럭 이경규', '예능 대부 이경규' 등의 수식어를 달고 있는 그에게서 그동안 찾아보기 힘들었던 축 처진 어깨였다. 최근 SBS '아빠를 부탁해'를 통해 친근한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는 있지만 강인하기만 했던 예능 대부에게서는 처음 보는 모습.
혼자 있을 땐, 스승 이윤석과 있을 땐 이렇게 축 처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변함없는 사실은 '예능 대부'라는 사실이다. MBC 새 예능프로그램인 '경찰청 사람들 2015'라는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도 그가 변함없는 현역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망설임 없고, 예능에 대한 열정까지 식지 않는다면 브라운관에서 웃음을 주는 이경규의 모습을 계속해서 만나볼 수 있지 않을까.
한편 '힐링캠프'는 대한민국의 각 분야를 대표하는 최고 게스트들과 함께 그들의 진솔한 인생 이야기를 들어보는 프로그램으로 이날 '힐링캠프'에는 배우 전인화와 법륜 스님이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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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