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뭐야?”/“핸드폰”/“휴대폰”/“이 신발 무슨 색이야?”/“검은색”/“까만색. 봐. 상관없지? 뭐라 부르건, 너도 그래. 네가 이은비든 고은별이든 나 상관없어. 그러니까 내 앞에선 아무나 해. 네가 하고 싶은대로.”
언제 이렇게 자랐을까. ‘후아유’ 육성재가 다정한 극 중 캐릭터를 잘 살려내며 각광받고 있다. 육성재가 맡은 공태광은 아빠와의 문제가 있는 사춘기 소년이지만, 좋아하는 여자아이 은비(김소현 분) 앞에만 서면 한없이 다정하고 세심한 남자가 된다.
지난 25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후아유-학교2015'에서 소영(조수향 분)과의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는 은비(김소현 분)를 위로하는 태광(육성재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은비는 이안(남주혁 분)에게 자신의 정체를 밝혔다. 그간 은비가 은별이라고만 생각했던 이안은 충격을 받았고, 이를 은별의 엄마 미경(전미선 분)에게까지 가 확인을 했다. 자신의 소꿉친구 은별이 죽었고, 은비가 은별을 대신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안은 한동안 은비를 외면했다.
이안의 외면에 그를 좋아하고 있던 은별은 마음고생을 했다. 그렇지 않아도 소영은 홀로 상대하기 버거운 상대. 시도 때도 없이 협박을 하는 소영을 누르랴, 이안의 싸늘한 시선을 참으랴 고생하던 은비는 결국 몸에 무리가 왔고, 보건실에서 잠시 휴식을 취해야하는 처지에 이르렀다.
이런 은별의 곁에 서서 그의 편이 돼준 사람은 태광(육성재 분)이었다. 태광은 홀로 점심을 먹지 않는 은비를 위해 짜장면을 시켜주는 이벤트로 기분을 풀어줬다. 또 방과 후 은비를 처음 만난 병원 옥상에 데려 "기억 나냐? 다시 할까 인사? 하이, 이은비"라고 말하며 은비를 이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그는 “네가 이은비든 고은별이든 상관없다”고 말하며 은비를 위로했다.
육성재가 맡은 태광은 딱 ‘여성 취향 저격 캐릭터’다. 무심한 듯하지만, 뒤에서 챙겨줘야 할 건 다 챙겨준다. 좋아하는 여자에게 지금 필요한 말이 무엇인지 알고 이를 해줄 뿐 아니라, 누구보다 든든하게 편이 돼준다. 보통 이런 캐릭터는 청춘드라마에 한 명씩 있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는 한다. ‘상속자들’의 최영도 캐릭터가 대표적인 예다.
이렇게 여성 취향 저격 캐릭터를 하다보면 다소 ‘오글거릴’ 수도 있는 부담을 안게 된다. 베테랑 연기자라면 큰 문제가 없는 일이지만, 아직은 신인에 가까운 연기자들에게는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육성재는 태광의 대사와 행동을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믿고 볼 수 있는’ 연기력을 입증해 보이고 있다. 나날이 오르고 있는 '후아유-학교2015'의 시청률은 육성재를 비롯한 배우들의 안정적인 연기력 덕이 없지 않다. 사랑스러운 명대사 제조기 태광으로 활약 중인 육성재의 성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기대감을 모은다.
한편 '후아유-학교2015'는 '학교' 시리즈 2015년 버전으로 하루아침에 인생이 바뀐 열여덟 살의 소녀를 중심으로 2015년을 살아가는 학생들이 겪는 솔직하고 다양한 감성을 섬세하게 담아낸 청춘 학원물이다.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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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유-학교2015'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