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에브리원 예능프로그램 '주간 아이돌'이 오늘(27일)로 방송 200회를 맞이한다. 케이블 방송으로선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다. 방송 특성상 잘 되는 프로그램은 살리고 안 되는 프로그램은 가차 없이 '죽이는' 것이 이 업계의 특징이라면 특징인데 '주간 아이돌'은 벌써 네 돌을 맞이했다. 아이디어 부족이나 진부한 포맷으로 2년 이상 살아남기 쉽지 않기에 이정도면 성공적이다. 아마도 '오빠' '누나'를 향한 변치 않는 충정과 MC들의 타고난 진행력이 있었기에 살아남은 게 아닌가 싶다.
'주간 아이돌'은 지난 2011년 7월 23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매주 한 시간씩 시청자를 만나고 있다. 그룹 멤버 전원이 출동한 '완전체'로 출연하거나 어떤 날은 스케줄이 되는(?) 일부 멤버들만 나와 숨겨진 끼를 발산한다. 이들은 정규 방송에서는 보여주지 못했던 이른바 '병맛 개그'를 가감 없이 선보인다. 주특기인 댄스와 근황 토크가 기둥이고, 엽기표정 짓기, 웃긴 춤추기, 성대모사 등의 장기자랑으로 가지를 뻗어나간다.
방송 초반에는 '복고'를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에 MC 정형돈과 데프콘의 의상은 1970~80년대 롤러장을 떠올리게 했다. 대놓고 촌스러웠던 게 사실. 앞서 지난 2012년 두 사람이 듀엣 그룹 형돈이와 대준이로 뭉쳤기에 그 콘셉트를 그대로 가져왔다. 최근에는 각자의 개성을 살린 편안한 패션으로 자연스러움을 강조하고 있다. 그만큼 내공이 쌓였다는 증거다.
'주간 아이돌'은 말 그대도 한 주간 가장 이슈가 됐던 아이돌 그룹을 스튜디오에 초청해 그들에 대해 속속들이 파헤치는 프로그램이다. 그동안 GD, 아이유, 인피니트 성규, 티아라 지연, 에이핑크, EXID 등 가요계를 주름 잡고 있는 핫한 아이돌이 출연, 전적으로 팬들의 입장에서 그들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팬들의 오감을 만족시킨 오감 프로젝트라고 부를 수도 있겠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구성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 '병맛' 코드를 살려, 무대에서 볼 수 없었던 엽기적인 모습을 부각시켰다. 가령 코에 묻은 생크림 혀로 낼름 먹기, CD로 얼굴 가려보기, 실제 신체 사이즈 털어놓기, 앞니로 참외 먹기 등 민망하면서도 기상천외한 아이템을 선보여 웃음을 안겼다.
이렇게 아이돌이 자신을 내려놓을 수 있었던 힘은 정형돈과 데프콘의 내조다. 프로그램의 연출을 맡은 허무란 CP는 26일 OSEN과의 통화에서 "지금껏 같이 해올 수 있었던 비결은 MC들의 호흡"이라며 "이 둘은 가히 대한민국 최고라고 할 수 있다"고 칭찬했다.
이들과 함께라면 방송에 두려움을 느끼던 가수들도 망가짐을 무서워하지 않고 모든 것을 내려놓는다. 결과도 좋다. 방송을 보면 '확 깨는' 행동을 해도 귀엽고사랑스럽다. 프로그램의 녹화 시간도 3~4시간 정도. 중간에 끊어가는 것 없이 MC들과 아이돌이 웃고 떠드는 모습을 그대로 담는다. NG도 거의 나지 않는다는 제작진의 설명이다.
허 CP는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촬영을 하러 와서 일을 한다기보다 편하게 잘 놀고 간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래서 더 자연스럽고 좋다.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볼 수 없던 모습이 나와 모니터를 하면 굉장히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제작진과 진행자, 게스트 간에 쿵짝이 잘 맞으니 당연히 촬영장 분위기도 좋다. 4년씩 이어온 이유가 그냥 있는 게 아니다.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로 똘똘 뭉쳐 최상의 결과물을 만들어놓는다. '주간 아이돌'이 지금처럼 케이블계 '무한도전'으로 성장하길.
purplish@osen.co.kr
MBC에브리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