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화정' 김여진-조성하-안내상, 시청자 뒤통수 친 반전배우
OSEN 이지영 기자
발행 2015.05.27 07: 00

명품배우들이 줄줄이 나오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있는 듯 없는 듯 존재감이 없었던 배우들이 갑자기 ‘나 이런 사람이었어’라며 발톱을 드러낸다. 그리고 그 발톱은 시청자들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 튀어나온다. ‘화정’의 김여진이, 조성하가, 그리고 안내상이 그랬다.
MBC 월화극 ‘화정’은 광해(차승원)의 피바람을 피해 도망갔던 정명공주(이연희)가 자신의 동생과 어머니의 복수를 위해 광해에 맞서는 내용을 그리고 있는 드라마다. 광해를 맡은 차승원의 연기가, 남장 여자로 변신한 이연희의 연기가, 사극에 첫도전한 서강준이 눈빛이 화제가 되며 시청률 면에서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변신보다 더 시청자들을 놀래키고 있는 것은 명품 조연들의 반전 드라마. 처음 광해의 옆에 있는 듯 없는 듯 앉아 있던 김개시(김여진)는 어느새 ‘킹메이커’를 자처하며 부각했고, 광해의 권력을 지키기 위해 어떤 희생도 감수하는 냉혈한으로 자신을 드러냈다.

여타 사극에서 볼 수 없었던 상궁의 캐릭터에 시청자들은 섬뜩함을 느껴야 했다. 이어 반전드라마를 쓴 인물은 강주선(조성하). 인자한 인우(한주완)의 아버지로 등장해, 어린 시절 인우와 주원(서강준)의 모습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던 아비는 광해의 위에서 정치판을 움직이는 배후였다.
광해도 개시도 사실은 주선이 벌여놓은 장기의 말에 지나지 않있고, 광해는 자신의 친족들을 다 처단한 후에야 자신이 누군가에 의해 조종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주선의 부각은 그야말로 ‘식스센스’급 반전이었다.
26일 방송에서는 또 한명의 반전 인물이 등장했다. 광해의 심복으로 궁 밖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개시에게 보고하던 허균(안내상). 허균을 통해 주선의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됐고, 광해가 주선을 잡는 데 최고의 도움을 주는 조력자로 그려졌다.
하지만 이날 방송에서 허균은 광해를 배신했다. 화기도감 화재로 발목이 잡힌 주선은 뒤수습을 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화재의 배후 주선의 정체가 밝혀질려는 찰나, 허균은 주선이 심어놓은 수하를 칼로 찌르고, 자결한 것처럼 꾸며 주선을 도와줬다. 광해의 사람인 줄 알았던 허균이 자신의 야욕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이후 허균은 주선을 만나 자신의 공을 밝히며 주선의 편에 설 것을 이야기했다.
대작답게 화려한 캐스팅으로 화제가 됐던 ‘화정’. 김여진, 조성하, 안내상, 정웅인 등 조연으로 등장하는 배우들 역시 연기라면 일가견이 있는 배우들이다. 왜 이런 배우들이 비중 없는 역할에 출연했을까 초반 의구심이 들기도 했지만, 역시 그들이 맡은 캐릭터들은 예사 인물들이 아니었다.
이제 그 어떤 캐릭터도 쉽게 볼 수 없게 됐다. 누가 어떤 순간 반전의 인물로 떠오를지 예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제 누가 예상 밖의 발톱으로 시청자를 놀래킬까. 혹시 유황청 이영부(김광규)가 그 다음 차례는 아닐까. ‘광해’를 보는 새로운 재미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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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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