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생’, '백상' 3관왕 휩쓸며 더할 나위 없는 ‘완생’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5.05.27 07: 23

“장그래, 더할 나위 없었다. YES”라는 ‘미생’의 명대사처럼 더도 덜도 없이 모두를 만족시킨 깔끔한 성적이었다. 비정규직이라는 냉혹한 현실을 다루며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던 ‘미생’이 제 51회 백상예술대상에서 3관왕을 달성하며 최다 수상의 영광을 안은 것. 
지난 26일 오후 서울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제51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N ‘미생’의 김원석 감독이 연출상을, 배우 임시완이 신인상을, 이성민이 남자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다. 드라마의 작품성뿐만 ‘미생’의 인기를 끌어올리는데 가장 큰 역할을 했던 배우들의 열연 또한 인정받았다는 사실에 더욱 의미가 크다.
‘미생’은 바둑이 인생의 모든 것이었던 장그래(임시완 분)가 프로입단에 실패한 후, 냉혹한 현실에 던져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불륜, 러브라인 등 자극적인 막장 소재 없이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회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짜임새 있는 전개와 섬세한 연출로 빚어낸 작품이다.

특히 이성민은 현실 속 어딘가에 존재할 것 같은 리얼한 연기와 따뜻한 위로를 담은 명대사로 직장인의 멘토로 등극하며 또 한 번의 전성기를 누렸다.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순간조차 “원인터내셔널 영업3팀의 직원들, 모든 정규직, 비정규직 사원들, 같이 했던 임원 분들 감사드린다”라고 말하는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미생’ 속 오과장이었다. 
시종일관 위축된 모습과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살아남는 사회 초년생의 인생을 사실감 있게 그려내며 일명 ‘장그래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임시완 또한 신인상의 영예를 안으며 그간의 노력을 보상 받았다. “이 자리가 부담이 된다”며 입을 연 임시완은 “오늘보다 지금까지 '미생'을 촬영하면서 더 큰 부담감을 가졌다. '경험을 살려서 하면 되겠지'라고 접근했는데, 내가 실제로 연기한 것 보다 더 큰 동기 부여를 하는 시청자들을 보면서 책임감과 부담감이 있어서 한 장면, 한 장면을 버텨내는 느낌이었다"고 고백했다. 높은 인기만큼 더욱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부담감이 컸던 것.
이어 "'미생'이 큰 작품이었고, 실제로 장그래가 많다는 걸 입증하는 계기가 됐다. '미생' 같은 작품이 많았으면 좋겠고, 개인적인 욕심은 '미생' 같은 작품에 또 하고 싶다. 마지막으로 이 세상의 장그래분들. 같이 열심히 합시다"라고 덧붙이며 ‘미생’에 공감하고, 위로받으며, 함께 달려온 ‘우리’에 대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지금의 ‘미생’이 있게 한 장본인, 김원석 PD의 공도 빼놓을 수 없다. 탄탄한 원작을 기반으로 작은 디테일도 놓치지 않는 섬세함과 리얼리티가 더해진 연출은 ‘미생’이 ‘완생’으로 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김원석은 앞서 이성민이 수상소감을 통해 “작년 '미생' 촬영하는 동안 지구에서 가장 잠을 자지 않던 성실한 사람이었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미생’에 남다른 애정을 가졌다. 이러한 그의 열정과 애정이 담긴 연출이 비지상파 드라마, 자극적이지 않은 현실적 소재 등의 도전 요소들을 딛고 ‘미생’ 열풍을 형성한 것.
 
이처럼 ‘미생’은 이성민, 임시완, 김원석 PD에게 각 부문의 쟁쟁한 후보들을 물리치고 상을 받는 영광을 안겨줬다. “반복에 지치지 않는 자가 성취한다”라는 ‘미생’ 속 명대사처럼 다른 이들이 이미 닦아놓은 안정적인 길이 아닌 불안하지만 새로운 길이었던 ‘미생’은 배우들과 연출진의 환상적인 호흡으로 보란 듯이 좋은 결과를 거두며 비로소 ‘완생’으로 한 걸음 다가섰다.
jsy901104@osen.co.kr
JTBC '백상예술대상'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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