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후아유'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있으랴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05.27 07: 07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이 세상 그 어떤 아름다운 꽃들도 다 흔들리면 서 피었나니." 시인 도종환의 '흔들리며 피는 꽃'이다. 고등학교 2학년, 18살. 이 시간이 끝나기는 할런지, 과연 어른이 되기는 할런지 이런 저런 생각으로 답답하기만한 나이다. 조금만 어긋나도 막막하지만 시간이 지나고나서 보면 꼭 그렇게 나쁜 시간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지금 아이들은 꽃을 피우기 위해 이리저리 흔들리는 중이다.
지난 26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후아유-학교2015'(극본 김민정 임예진, 연출 백상훈 김성윤) 9회는 각자 다른 이유로 고민에 빠진 세강고 2학년 3반 학생들의 모습이 그려지며 안타까움을 안겼다.
나무처럼 꿋꿋하던 반장 박민준(이다윗 분)이 방황했다. 그는 노트북 사건의 범인으로 밝혀졌지만 '가만히 있으라'는 엄마(김정난 분)의 가르침에 참을 수 없는 감정을 느꼈다. 오로지 점수를 위해서 살아왔지만 다른 아이들을 짓밟아도 된다는 생각은 그를 요동치게 하기에 충분했다. 등굣길 교문 앞에서 발길을 돌려 정처 없이 떠돌았다. 모범생 민준이 무단결석을 한 것을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밤길을 배회하며 공부를 하는 것에 회의감을 느낀 모습을 보였다. 생각을 정리한 그는 자신이 속해 있는 스터디 모임을 고액불법교습행 위로 교육청에 신고, 엄마에게 반기를 들었다.

고은별로 살아온 이은비(김소현 분)는 반 아이들 앞에서 자신의 정체가 들통날 위기에 놓였다. 강소영(조수향 분)은 교실 앞에서 왕따 사건 기사에 기재된 'N여고 K양'은 본인이 맞다고 밝히면서 은비를 끌어들였다. 당초 은비는 은별과 쌍둥이 자매로 알려졌지만 소영은 은비가 은별로 살아간다는 것을 폭로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그러나 공태광(육성재 분)과 한이안(남주혁 분)에 의해 은비의 정체는 노출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산 넘어 산. 은별은 전학에 갈 위기에 처했다. 소영의 어머니가 이사장을 찾아 요청한 것이다. 은별은 수학여행지에서의 무단이탈, 음주 후 술값 시비사건, 귀금속 도난 사건 등의 사유로 전학이 권고됐다.
이안은 은별이 은비였다는 사실에 충격 받아 그녀를 피했다. 좋아하던 은별을 잃었다는 슬픔에 앞으로 은비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이 비밀이 알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수영대회도 포기했건만 예상치 못한 교통사고까지 당하면서 일생일대 위기에 놓였다. 1년이라는 재활치료기간은 꿈에서 멀어지는 것 같은 두려움을 안겼다.
송주(김희정 분)는 소영의 삼촌 연예기획사와 정식 계약을 눈 앞에 두게 됐다. 연예인이 되는 것이 꿈이었던 그녀에게 이 같은 상황은 바라고 바라던 일이었지만 은비가 걸렸다. 친구를 배신하면서까지 꿈을 쫓을수는 없었던 것. 눈 앞의 이익보다 의리를 택했다. 2학년 3반은 지금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다.
이다윗, 김소현, 남주혁, 육성재, 김희정, 조수향은 청소년의 불안한 심리상태를 리얼하게 그려내며 시청자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앞으로 이들이 어려움를 해결해나가는 학생들의 모습을 어떻게 표현할지 기대를 높인다.
한편 '후아유-학교2015'는 '학교' 시리즈 2015년 버전으로 하루아침에 인생이 바뀐 열여덟 살 소녀를 중심으로 2015년을 살아가는 고등학생들이 겪는 다양한 감성을 섬세하게 담아낸 청춘 학원물.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purplish@osen.co.kr
'후아유' 방송화면 캡처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