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풍문’ 유준상이 곧 한정호, 놀라운 메소드 연기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5.27 10: 59

배우 유준상이 작품에 몰입해 극중 인물로만 보이는 일명 ‘메소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풍문으로 들었소’에서 무서울 정도로 권력을 휘두르는 한정호로 따뜻하고 유쾌한 배우 유준상을 잠시 잊게 만들고 있다.
유준상은 현재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에 출연 중. 그가 연기하는 한정호는 대한민국을 쥐락펴락하는 대형 로펌 대표다. 서민인 서봄(고아성 분)을 힘의 논리로 압박하는가 하면 자신이 쥐고 있는 재력과 권력을 더 공고하게 만들기 위해 온갖 권모술수를 쏟아내는 인물이다.
상류사회에 물들어 있어, 그리고 누구나 자신에게 복종하는 힘을 가지고 있어 봄이라는 돌발 변수에 당황하긴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침착하게 원래의 자신의 힘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며 원상복구를 하려고 애쓰고 있다. 지난 26일 27회가 방송된 이 드라마는 후반 들어 정호의 무소불위의 권력에 봄과 그의 가족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좌절을 다루고 있다.

초반 다소 허술한 구석이 귀엽게 그려졌던 정호는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잔인하게 밀어붙여 봄이를 벼랑 끝으로 몰았다. 상대방을 내리깔아 보고, 의뭉스러운 속내를 입꼬리를 살짝 올리는 것만으로도 표현하는 유준상의 연기가 이 같은 매몰찬 정호의 행동을 부각시킨다.
유준상은 후반 들어 정호가 가지고 있는 기득권을 지키고자 하는 발악을 표현하기 위해 마치 노래를 부르듯 말끝을 길게 늘이거나 확 빼는 풍부한 표현법을 활용하는 중이다. 상대를 옥죄이는 일을 꾸미면서도 감정의 변화 없이 무표정으로 이야기를 하거나, 자신이 그려놓은 그림대로 펼쳐질 것을 예상하면서 흐뭇해하는 광경은 정호의 비인간적인 면모가 강조된다.
유준상은 이 드라마에서 마치 정호라는 인물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메소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초반 인물의 특성을 빨리 시청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다소 과장된 표정과 움직임 연기를 했던 그는 이 모든 게 익숙해진 후에는 연기를 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마력을 발휘 중이다.
그가 때론 말을 끊어서 하고, 때론 힘을 주어서 할 때마다 정호가 가진 거대한 권력의 크기를 짐작하게 한다. 그래서 정호라는 인물은 이 드라마를 볼 때 깊은 생각을 유발한다. 정호의 행태로 인해 생기는 씁쓸해서 흥미를 유발하는 재미는 유준상이라는 배우가 인간 유준상을 잠시 지우고 펼쳐놓는 연기 덕에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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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문으로 들었소'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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