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톡톡] 평화의 문과 ‘황제’ 이승철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5.05.27 09: 04

 올림픽공원 평화의 문. 이를 배경으로 무대에 선 데뷔 30년차 가수. 한 화면에 잡힌 이 근사한 풀샷은 그간 이승철의 행보를 압축해 보여준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음악을 통해 공익적인 메시지를 전하려 부단히 노력했던 그다. 의미가 깊은 평화의 문 앞에 서 있는 이승철의 모습은 꽤 그럴싸했다.  
평화의 문은 1988년 올림픽을 기념해 세워진 구조물. 역사적 가치가 깊어 사실 아무나 설 수 있는 곳은 아니었다. 이곳에서 콘서트가 개최되기는 이번이 처음. 그간 캠페인성 축제와 이벤트 등이 이곳에서 열리기는 했지만 한 가수에게 공간이 오픈된 것은 이례적이다. 

이승철은 대중은 물론, 가요계 선후배들에게도 인정받는 가수. 활발하게 활동하는 현역인 동시에 존경 받는 뮤지션이다. 그는 여기서 비롯되는 책임감을 회피하지 않았다. 조용히 기부활동을 지속해온 데 이어, 팬들과 함께 ‘아프리카에 희망학교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통일문제와 독도문제에도 두 팔 걷고 나선 바다.
최근에는 국내 가요계 톱스타들과 광복 70주년을 노래했다. 해방둥이 조영남부터 대세 아이돌인 엑소까지 총 30여 팀의 가수들이 참여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면서, 듣는 이들을 하나로 응집 시키는 음악이 가진 진짜 ‘힘’을 보여준 것. ‘나는 대한민국’ 프로젝트를 기획, ‘우리 만나는 날에’를 프로듀싱하고 지휘한 바다.
지난 26일 진행된 콘서트도 인상적이었다. 팬들과 시민들 약 1만여 명이 그를 보기 위해 평화의 광장에 모였고, 함께 뛰고 눈물을 흘리기도 하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함께 장식했다. 이날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에서는 이승철의 12집 정규앨범 '시간 참 빠르다'의 쇼케이스가 '디어 마더 콘서트 (Dear Mother Concert)'라는 타이틀로 개최됐다.
무료로 진행된 이날 콘서트 현장의 객석은 약 2000여 명의 팬들이 채웠다. 이승철은 신나는 분위기로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내는 것은 물론, 감정을 한껏 담은 발라드로 뭉클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승철은 이날 "올해 데뷔 30주년이 됐다. 12집 앨범을 발표하고 30년 동안 2000번 넘는 콘서트를 했다. 하지만 아직도 이승철의 공연을 못보신 분도 계시다. 무료공연을 한번해서 많은 분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어서 이런 자리를 만들었다"고 이번 무료 콘서트를 개최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이날 공연이 쇼케이스를 겸하는 자리니 만큼 처음 선보이는 신곡 무대들도 이어졌다. 타이틀곡 '시간 참 빠르다'를 선보인 이승철은 "시간이 정말 빠른 것 같다. 벌써 데뷔 30주년이다. 매년 1년에 30개의 공연을 하고 앨범을 발표하고.. 이렇게 30년을 지냈기 때문에 시간에 대한 개념이 없는 거 같다. 올해 초등학교 들어간 딸을 보면서 시간 참 빠르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하기도.
KBS 2TV 드라마 '프로듀사' OST '달링'과 이번 앨범의 1번 트랙인 '시련이 와도'를 부르며 간단한 소개를 덧붙인 이승철은 히트곡 '희야'로 광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희야 날 좀 바라봐'라는 가사가 나오자 마자 관객들은 모두 기립해 환호하는 진풍경을 만들어내며 화답했다.
    
의자에서 일어난 관객들은 좀처럼 앉지 못했다. '잠도 오지 않는 잠에', '소녀시대', '소리쳐'까지 대한민국을 휩쓸었던 그간의 히트곡들이 이어진 것. 이승철은 열정을 불태웠고, 관객들도 이에 못지않은 함성과 박수로 평화의 광장을 후끈 달궜다. 
한편 이승철은 이날 정오 각종 음악 사이트를 통해 12집 '시간 참 빠르다'의 수록곡 음원을 공개했으며, 활발한 방송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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