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모델 출신 남주혁(21)이 KBS 2TV 월화드라마 '후아유-학교2015'(이하 후아유)의 남자 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다소 의아스러웠다. 가수 강남과 JTBC 예능 '학교다녀오겠습니다'에서 이른바 '강나면주'(강남+남주혁)로 장난치고 놀고 자는 모습이 가장 먼저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가 왜 갑자기 연기를 하려고 하는건지 궁금했다. 물론 차승원 강동원 김우빈 이종석 등 모델출신 배우들의 연기는 인정한다. 분야를 바꿔 새롭게 시작하려는 그가 과연 잘 할 수 있을지, '발연기' 논란이 생기는 건 아닌지, 걱정이 됐던 게 사실이다.
이 글을 통해 남주혁에게 사과한다, 미안하다. '학교'를 통해 이름을 알린 모델 남주혁이 이제는 '학교'를 통해 배우로서 가능성을 알리고 있다. 신인답지 않은 의외의 연기를 보여주면서 선입견을 날려버렸다. 남주혁이 얼마나 단단히 결심을 하고 연기를 시작한 것인지 브라운관을 통해 흐르는 그의 눈빛을 통해 의지를 느낄수 있었다.
남주혁은 '후아유'에서 체격적인 조건을 살려 수영선수 한이안 역을 맡았다. 극 중 고은별(김소현 분)과 소꿉친구 사이로 서로를 좋아한다. 그는 이안을 연기하면서 10~20대 여성들을 '심쿵'하게 만들 로맨스 연기를 선보이고 있다. 또 은별을 사이에 두고 경계하는 공태광(육성재 분)과의 경쟁심도 실감나게 그린다. 태광 역의 육성재 역시 연기가 뒷받침 돼 김소현과 함께 극의 몰입도를 높이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 26일 방송된 '후아유' 10회는 이안이 은비의 정체를 폭로하려는 강소영(조수향 분)을 막으려고 남자고등부 자유형 400M 결승 경기를 포기했고, 이후 교통사고를 당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안은 1년 동안 재활치료를 받으며 수영선수로서 공백기를 갖게 됐다. 은별이 사라지고 은비가 은별로 살아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안은 상당한 충격에 빠졌었다.
아무리 얼굴이 같은 쌍둥이라도 성향이나 습관 등이 다르기 때문에 언제부턴가 그녀를 다른 사람으로 느꼈다. 결국 일일 터지고 말았다. 그는 은비에게 온갖 성질을 내며 자신 앞에 나타나지 말라고 소리쳤다. 눈물을 흘리는 김소현과 남주혁의 연기가 감정선을 자극했다.
이날 은별이 살아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은비와 이안의 관계는 어떻게 정리되는 것인지, 또 소영의 악행의 끝은 어디까지일지 다양한 추측을 하게 만들었다. 가장 중요한 태광-은별-이안의 삼각 러브라인도 귀추가 주목된다.
남주혁이 이번 드라마를 통해 앞으로 다양한 작품의 캐스팅 보드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모델 출신 배우들의 뒤를 이어 '배우' 생활을 시작한 그의 책임은 더욱 무겁다. 다양한 캐릭터에 도전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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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아유'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