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 알고 보면 참 지고지순하다. 십여 년 간 한 여자만을 보고 살았을 뿐 아니라 그 마음이 여전해 첫사랑 앞에선 그저 ‘허허실실’ 웃으며 장난을 친다. 신분을 감추고 있는 상황에서도 좋아하는 여자에게 문자로 ‘하트’ 보내기를 빼먹지 않는 이 검사님의 반전 매력이 상당하다.
27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복면검사'(극본 최진원 연출 전산 김용수)에서는 좋아하는 민희(김선아 분)와 손을 잡고 아버지 도성(박영규 분)의 복수를 준비하는 대철(주상욱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대철은 아버지의 갑작스런 죽음에 충격을 받았다. 대철의 아버지 도성은 뉴스에서 일명 금산빌딩 살인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복면을 쓴 남자라는 것을 보고, 검사인 자신의 아들 대철을 떠올렸다. 실제 그는 집안에서 복면과 TV속에서 본 인물의 의상을 발견했고, 자신이 아들 대신 형을 살겠다고 결심했다.
이어 검찰에 연락해 자신이 한 행동이라며 자수를 한 도성은 오히려 억울하게 죽음을 당했다. 뉴스에서는 범인이 수사가 두려워 자살을 한 것처럼 방송이 됐지만, 정작 도성의 죽음은 자신들의 범죄를 가리기 위한 상택(전광렬 분) 무리의 해결책일 뿐이었다. 아버지가 오랫동안 꿈꿔온 복수를 해야 하는 대철은 자신의 아버지라는 이야기도 못한 채 그저 눈을 뜨고 죽은 도성의 눈을 감겨줄 뿐이었다.
중호(이기영 분)의 아들인 현웅(엄기준 분)은 아버지의 부탁으로 금산빌딩 살인사건이 도성의 죽음을 끝으로 종결되게 꾸몄고, 그렇게 사건은 묻히는 듯 했다. 그러나 민희는 CCTV 속 복면을 쓴 사람이 도성이 아니라 확신했고, “진범을 찾겠다”며 대철을 찾아와 함께해 줄 것을 요구했다. 대철은 “그러면 항명이 된다”며 거절했지만 “억울한 사람이 죽었다”는 민희의 말에 아버지를 떠올렸다. 뒤돌아 선 그가 민희에게 익명으로 보낸 것은 여러 개의 하트 문자. 자신의 마음을 알아준 민희를 향한 애정표현이었다.
대철은 겉으로는 자신의 정의감을 드러내지 않지만, 뒤로는 복면검사로 살며 법으로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을 해결해왔다. 또 그는 경찰로서 문제를 해결하려는 민희에게 힌트가 담긴 문자를 보내며 힘을 보태기도 했다. 능청스러운 하트는 덤.
‘하트 문자’에서도 드러나듯 민희를 향한 대철의 마음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진심이었다. 과거 그가 현 법무부 장관의 사위 러브콜을 거절했었다는 이야기는 리나(황선희 분)와의 대화에서 밝혀졌는데, 대철은 리나와 대화를 하는 중에도 멀리서 다가오는 민희를 발견하고 거침없이 다가가는 모습으로 ‘일편단심’ 애정을 그대로 담아냈다.
이처럼 대철은 능글능글하면서도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순정남이다. 기존 실장님 이미지에 코미디 배우의 옷을 한 꺼풀 더 입은 ‘반전남’ 주상욱에게 꼭 어울리는 역할이 아닐 수 없다. 결과적으로 주상욱은 기대한 것처럼 검사로서도 로맨틱한 순정파로서도 대철의 매력을 톡톡히 드러내며 ‘믿고 보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로맨스가 제대로 살아나고 있는 것. 반전매력으로 안방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는 주상욱이 얼마만큼 더 순정파의 매력을 보여주며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기대감을 낳는다.
한편 '복면검사'는 주먹질은 본능, 능청은 옵션인 검사 하대철과 정의는 본능, 지성은 옵션인 감정수사관 유민희의 활약을 진지하고 유쾌하게 그린 드라마다.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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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면검사'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