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이규연 탐사기획국장이 이영돈PD에 이어 새로운 탐사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이영돈PD는 인지도가 높은 ‘스타PD’지만 이규연 국장은 대중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 그가 식음료 광고출연으로 논란에 휩싸이면서 폐지된 ‘이영돈PD가 간다’의 빈자리를 확실히 메워줄까.
28일 오전 서울 상암동 JTBC에서 JTBC 새 탐사기획프로그램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영돈PD가 간다’가 폐지된 지 2개월여 만에 새 탐사프로그램이다.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소외된 이웃과 복지, 미래, 과학기술 등 다양한 분야를 심층 취재하는 프로그램으로 그동안 방송에서 다루어지지 않은 우리 사회의 명암을 낱낱이 공개할 예정이다.
이규연 국장은 한국 시사프로그램의 예능화에 일침을 가하며 정통 시사프로그램을 추구하고자 하는 발언을 했다. 그는 “한국에 심층 시사프로가 굉장히 딜레마에 빠져있다고 생각한다”며 “시사 프로그램이 예능화 되지 않으면 시청률을 유지할 수 없고 시사 프로그램들이 심하게 예능화 되는 경우도 있고 한쪽에선 정통 시사프로그램의 명성을 유지하는 프로그램이 취재의 활력을 잃은 듯하다”고 말했다. 특히 “개인의 스타성에 의존하는 프로그램 오래갈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규연 국장의 말대로 최근 시사프로그램들이 예능화 되가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규연 국장은 진행자의 스타성이나 시사프로그램의 예능화를 지양하고자 하는 모습이었다. 이규연 국장은 “이영돈 PD의 프로그램과 연결성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결이 다르다. 이영돈 PD의 프로그램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좀 더 시청자에게 쉽게 다가가고 재미있게 다가간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프로그램을 지금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니다. 좀 더 진지하고 좀 더 검증하고 보도가치에 두고 좀 더 사회문제에 집중한 프로그램으로 이해해 달라. 이영돈 PD의 프로그램과는 장르가 다르다”고 분명히 했다.
그러나 방송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시청률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 앞서 JTBC는 교양프로그램 제작에 있어 오랜 경력을 갖고 있는 이영돈 PD와 계약하고 타 종편보다 약했던 교양 살리기에 나섰고 이에 성공했다. ‘이영돈PD가 간다’는 KBS 2TV ‘개그콘서트’와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고 시청률 4% 이상의 성적을 내놨다.
이규연 국장은 JTBC 초대 보도국장과 중앙일보 탐사기획팀장, 탐사기획에디터를 역임했고 2005년 한국인 최초로 미국탐사보도협회의 특별상을 수상했으며, 대한민국 탐사보도의 시작을 알린 ‘난곡 리포트’와 농구선수 박승일의 루게릭병 투병과정을 집중 조명한 ‘루게릭 눈으로 쓰다’로 한국 기자상을 두 차례 수상한 인물이다. 그러나 인지도가 낮은 것이 우려되는 점. 무엇보다 이규연 국장이 처음으로 방송에 출연하는 것은 물론 PD의 역할도 처음이다.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김상중이 진행하면서 시사프로그램 중 가장 많은 인기를 끌고 있지만 정통 시사고발프로그램 MBC ‘시사매거진 2580’은 시청률이나 화제성에서 ‘그것이 알고 싶다’에 크게 밀리고 있다.
하지만 이규연 국장은 “개인의 스타성에 의존하는 프로그램 오래갈 수 없다. 내 나름대로 열심히 더빙연습도 하고 스튜디오 촬영 연습도 하고 있다”며 “진행자에 의존한 프로그램들이 많은데 나는 진정성 있게 멘트하고 거칠더라도 한 발 더 들어가 취재하면 시청자들이 알아 줄거라 생각한다. 이 프로그램 같은 경우 길게 호흡을 가지고 결과를 보려고 한다. 취재하고 검증하고 시청자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걸 끄집어낸다면 시청자들의 반응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한편 ‘이규연의 스포트라이트’는 오는 31일 오후 8시 40분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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