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가면’ 귀신 같은 몰입도, 뒤통수 맞기 바쁘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5.29 06: 51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다. 도무지 어디로 이야기가 튈지 모른다. ‘가면’이 여러 가지 음모가 도사린 가운데 인물들의 행동과 앞으로의 전개를 쉽사리 예상하지 못하는 설정으로 안방극장을 짜릿하게 만들었다.
지난 28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가면’ 2회는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 서은하(수애 분)가 뇌사 상태에 빠진 가운데, 은하로 거짓의 탈을 쓰는 가난한 변지숙(수애 분)이 왜 이 사건에 연루됐는지 차근차근 펼쳐졌다. 이야기는 빠짐 없이 그려졌지만, 속도감은 휘몰아쳤다. 그래서 흥미를 자극했다.
이 드라마는 자신을 숨기고 가면을 쓴 채 다른 사람으로 살아가는 여자와 그 여자를 지고지순하게 지켜주는 남자를 통해 진정한 인생과 사랑의 가치를 깨닫는 격정 멜로. 뒤통수를 치는 이야기가 빠르게 펼쳐지며 앞으로의 이야기를 예측하는 즐거움이 있다. 향후 어떻게 흘러갈지를 예상할 수 없는 게 자칫 이야기의 흐름을 잃을 수가 있다. 여러번 뒤통수를 맞다보면 당황하다가 그 속에서 쾌감이 있다. 그만큼 드라마는 높은 몰입도를 자랑한다.

이날 공개된 이야기는 일단 이렇다. 지숙을 옥죄이는 사람은 바로 의뭉스러운 민석훈(연정훈 분)이었다. 석훈은 지숙을 옭아매 결국 은하로 위장하게 만들었다. 석훈의 목적은 최민우(주지훈 분)를 무너뜨리는 일. 왜 그가 민우에 대한 반감이 그토록 강한지 아직 알 수 없다. 석훈이 민우를 제거해서 얻으려는 목적도 알 수 없다. 이 가운데 민우는 누군가의 부추김 속에 기억과 강박 장애를 앓고 있었다. 이 장애의 이유도 알 수 없고 실체도 없다. 그리고 은하를 물에 빠뜨린 사람이 자신이라는 충격적인 기억(이 기억마저 진실인지 알 수 없다)을 떠올렸다. 이 같이 민우를 장애 속에 가둬 이익을 거두는 이가 누구인지도 알 수 없다. 석훈인지 아니면 제 3자인지 알 수 없다.
결국 이 드라마는 은하의 삶을 살게 되는 지숙의 거짓말과, 그를 조종하는 석훈의 행태, 그리고 민우와 석훈의 갈등이 주요 토대다. 이 거짓말을 밝히려는 또 다른 이가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여기에 앞으로 지숙과 민우가 다양한 음모 속에서 사랑을 싹틔우는 것도 재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갈등 가득한 비밀과 살얼음판을 걷는 사랑이 뒤엉켜서 펼쳐질 것으로 보이는 것.
이 드라마는 가면 놀이를 해야 하는 지숙을 제외하고 뭐 하나 명확한 게 없다.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행동이 안갯속에 휩싸여 있다. 이 같은 불투명성은 흡인력 높은 이유가 된다. 그리고 간간히 등장하는 범죄 영화를 보는 듯한 화려한 추격신, 어두운 속내를 드러내는 갈등신이 ‘LTE급’ 속도로 쏟아진다. 마치 영화를 보는 듯 하다며 시청자들이 감탄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상속자들’,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를 통해 재밌는 드라마를 만들 줄 아는 부성철 PD의 맛깔스러운 연출과 ‘비밀’ 최호철 작가의 재밌는 대본이 빛나고 있다. 수애와 주지훈을 비롯한 배우들의 구멍 없는 연기도 한 몫을 한다. 그래서 시청자들은 뒤통수를 맞기 바쁘고, 어느새 드라마를 보다가 기가 빨리는 순간을 맞이한다. ‘가면’의 귀신 같은 몰입도는 바로 여기에서 출발한다.  
jmpyo@osen.co.kr
‘가면’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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