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동아’, 누구나 첫사랑 한명쯤은 있잖아요[첫방①]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5.05.30 07: 01

‘사랑하는 은동아’가 첫사랑의 이야기로 시청자들의 가슴을 진하게 건드렸다. 온통 빠르고 무겁고 자극적인 드라마들 속에서 잠시 바쁜 마음을 쉬어갈 수 있는, 단비 같은 드라마였다.
JTBC 금토드라마 ‘사랑하는 은동아’(극본 백미경, 연출 이태곤)가 지난 29일 첫 방송됐다. 20년간 한 여자만을 사랑한 한 남자의 기적 같은 사랑 이야기로, 한 여자를 향한 톱스타의 지독하고 순수한 사랑을 아날로그 감성으로 녹여낸 서정멜로 드라마 ‘사랑하는 은동아’는 첫사랑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
‘사랑하는 은동아’는 첫 회부터 여느 드라마들처럼 빠른 전개, 자극적인 내용은 없었다. 1995년부터 천천히 올라가는 전개를 선택했다. 특히 주인공의 어린 시절을 그리는 드라마들은 보통 아역과 성인 연기자를 등장시켜 두 시대만을 그리지만 ‘사랑하는 은동아’에는 두 명의 아역과 성인 연기자가 등장한다.

그만큼 아련한 첫사랑을 차근히 짚어가면서 그려냈다. 이날 방송에서는 박현수(주니어 분)와 지은동(이자인 분)의 첫 만남이 그려졌다. 현수가 비 오는 날 오토바이를 타고 가다 은동이를 피하려다 사고가 났고 그렇게 두 사람의 인연이 시작됐다. 충분히 현수를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은동은 자신 때문에 재판을 받는 현수를 도우려 법원까지 찾아가 해명했다. 그만큼 이들의 인연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암시했다.
어떻게 보면 뻔한 스토리인 듯 하지만 은동과 현수의 인연의 시작을 통해 첫사랑이 누구에게나 특별한 존재라는 걸 보여줬다.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가슴 속에 더욱 아련하게 남아 있는 첫사랑의 기억을 은근히 건드리면서 더욱 드라마에 빠져들게 했다.
현수의 지고지순한 사랑은 첫사랑의 아름답고 아련한 감성을 자극했다. 항상 사고만 치던 현수는 은동을 만나고 나서부터 새로운 사람으로 태어났다. 사고 한 번 치지 않고 열심히 학교를 다녔고 모든 것이 은동 위주로 흘러갔다. 은동 또한 마찬가지였다. 은동도 현수 주위를 맴돌았고 “오빠를 생각하면 심장에 쥐가 나는 것 같다”며 현수를 향한 마음을 고백했다.
이들의 인연은 현수가 은동을 언급한 건달들과 싸워 병원에 입원, 은동을 만나지 못하는 가운데 은동은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 돌봐주던 신부와 함께 떠났다. 그렇게 현수와 은동의 인연은 끝나는 듯했다. 하지만 현수(백성현 분)는 은동을 찾기 위해 배우가 되기로 결심하고 10년이 지난 후에도 그 마음은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렇게 애타게 찾던 은동을 우연히 만났고 두 사람의 인연은 다시 시작됐다. 그러나 불의의 사고로 또 헤어지게 되고 10년 후의 현수(주진모 분)는 계속해서 은동을 찾았다.
현수의 사랑은 지금 시대에서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는 사랑이다. 하지만 사랑의 감정을 계산하거나 연애가 부담되고 서로 얽매이는 것이 싫어 ‘썸’만 타는 것이 마치 유행처럼 된 요즘, 가슴을 저릿하게 만들고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는 의미에서도  ‘사랑하는 은동아’는 단비 같은 드라마다. 오랜만에 감성을 제대로 자극하는 ‘사랑하는 은동아’가 앞으로 진하고 깊은 사랑에 대한 시청자들의 갈증을 해소시켜줄 거라 기대된다.
kangsj@osen.co.kr
JTBC ‘사랑하는 은동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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