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기용 사태' 불똥이 사방팔방 튀는 가운데, 웹툰작가 김풍은 홀로 재치있는 대처법을 통해 자신의 캐릭터를 굳혔다.
맹기용 셰프는 현재 그야말로 '논란의 태풍'이다. 예정됐던 MBC '찾아라 맛있는 TV'의 하차도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속 자질 논란으로 생성된 비호감 여론이 빚어낸 결과물로 오해를 살 정도다.
'냉장고를 부탁해' 제작진을 비롯해 JTBC 관계자, 출연진의 경우도 선택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미 촬영된 녹화분을 내보내는 것 역시 '대중의 눈총'을 사는 일이 됐고, 괜히 맹기용 셰프를 두둔했다가는 오히려 역풍을 맞기 십상이다.
실제로 최현석 셰프의 경우 '냉장고를 부탁해' 측을 비난한 한 트위터리언의 글에 "여과 엄청 한 거임"이라는 제작진 옹호 의견을 남겼을 뿐인데, 반응이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는 탓인지 이내 글을 삭제했다. 이연복 셰프는 '맹모닝'을 먹고 토한듯한 장면이 화면을 통해 등장한 것에 대해 자신의 SNS를 통해 "오해"라고 일축하며 "사래 걸린 거지 토하는 게 절대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맹기용을 감싸기엔 역부족이었다.
김풍의 경우는 좀 요상했다. 논란이 최고조에 일었던 지난 28일 맹기용이 운영하는 가게를 직접 찾아가 인증샷을 남기며 "실망했다. 메뉴에 맹모닝은 없었다. 다음에 방문할 때는 꽁치 통조림을 사들고 와야겠다"는 글을 남겼다. '태풍의 눈' 속으로 과감하게 들어간 셈이다.
이어 김풍은 다음날인 29일 또 다시 맹기용 셰프를 찾았다. "여러분 맹모닝~ 맹 씨네 꽁치집에 두 번째 방문"이라는 문장으로 또 다시 긴 글을 게재했다.
해당 글에서 김풍은 "내가 진짜로 꽁치통조림을 들고 올지는 몰랐다며 무척 놀란 기색의 맹 씨. 나의 식탐에 대한 열정과 집요함을 우습게 안 것 같아 순간 분노가 치밀었지만 라마조 호흡법으로 깊은 명상에 잠겨 평정심을 유지해 아찔한 순간을 모면했다"며 "먹고 싶다 맹모닝! 맹모닝의 비릿하고 아찔한 그 맛을, 그 충격을 다시 느끼고 싶다. 마치 코끼리똥 냄새에 환장하며 열광하는 아프리카 사자가 된 기분"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는 여론의 편에 서서 맹기용을 공격하는 것 같아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맹기용을 직접 찾아 그를 희화화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분노를 웃음으로 승화시킨 결과를 낳았다. 이는 덮어놓고 감싸기식 보다는 오히려 더 대중의 입맛에 와닿았고, 맹기용 셰프의 '맹모닝 굴욕'을 스스로 이불킥하며 흑역사로 남게 만들 수 있게 한 일종의 배려이기도 했다.
물론 이는 셰프가 아닌 '요리하는 웹툰작가' 김풍이었기에 가능한 행동이었고, 그렇기에 가능한 재치였다. 또한 이는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늘 그가 보여왔던 캐릭터의 연장선상이기도 했다. 장난으로 점철된 듯한 태도에서도 늘 그럴싸한 요리가 툭툭 튀어나왔고, 승부라는 장치를 무겁게 받아들이기보다는 만화가 특유의 위트를 발휘해왔던 터. 결국 김풍은 '맹기용 사태'로 인해 도리어 '냉장고를 부탁해'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또 한 번 확실히 증명한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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