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라인이 심상치 않다.
현재까지 마주보는 사랑이 없다. 사랑의 화살표는 전부 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데, 그래서 누가 누구에게 그 화살을 되돌려줄 지 궁금해진다. 사랑과 사고가 공존하고, 그 중심에는 김수현이 있다.
30일 방송된 KBS 2TV 예능드라마 '프로듀사'는 한 마디로 백승찬(김수현 분)의 이른바 '심쿵유전자'가 제대로 힘을 발휘한 한 회였다. 어리바리하면서도 한 순간 '훅' 들어오는 백승찬의 매력에 잠 못 이루겠다는 여성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이날 승찬은 끊임없이 선배 PD 탁예진(공효진 분)의 주위를 맴돌았다. 준모(차태현 분)를 좋아하는 예진의 마음을 알게 된 승찬은 짝사랑을 단단히 해 본 본인이기에, 그의 마음에 깊이 공감했다. 이와 함께 새로운 사랑의 기운도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어쩌면 자기도 모른 사이 예진의 매력에 취했는지도 모른다.
준모는 예진의 마음을 사고로 받아들였고, 이에 예진은 마음 아파했다. 더욱이 신디(아이유 분)를 구하려다 본의 아니게 신디를 더 다치게 한 예진을 향해 준모가 "너 왜 남의 프로그램 출연자를..너 내가 언젠가 사고칠 줄 알았다"고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하자 결국 무너지고 말았다.
이 순간에게 남자답게 훅 들어온 사람이 강아지 같이 그를 따르는 승찬이다. 예진이 공원에서 눈물을 흘릴 때 승찬은 달려와 예진에게 손수건을 건넸다. 이에 예진은 "너는 왜 꼭 내가 사고 치는 것만 보니"라며 목놓아 울었고, 이에 승찬은 "선배, 저도 죄송합니다. 저도 사고 칠 것 같아서"라고 말했다.
이어 승찬은 우는 예진을 품에 안았다. 학창시절 준모가 예진에게 그랬듯이. 당시 준모의 행동에 당황했던 예진은 승찬에게도 그 때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꼈다.
승찬은 마음을 감추지 못하는 아이, 모든 게 다 티가 나는 사람이다. 거짓말을 할 때는 온 얼굴이 경직되고, 마음에 없는 소리는 애초 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그래서 예진의 뒷모습만 봐도 반가워 달려가 배시시 웃고, "선배님도 예쁘십니다"란 말을 조심스럽긴 하지만 주저없이 내뱉는다. 이에 예진은 "그래, 이렇게 사회생활을 하는 거다"라고 반응하며 승찬의 진심을 알아채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문콕에서 백승찬으로 달라진 존재감 만큼, 예진의 마음에서도 점차 커지는 그를 찾아볼 수 있을 전망이다. 극 중에서는 고스펙 허당임을 강조하지만 백승찬, 알고보면 세상 까칠한 톱스타 신디의 마음도 뺏은 사람이다. 그의 몸짓 하나하나에 신디의 온 세포가 반응 하고 있다. 그 만큼 승찬은 어쩌면 본능적으로 유전자에 새겨진 타고난 매력을 지닌 캐릭터이기도 하다.
그리고 여자로 치면 팔색조 같은, 백승찬의 매력을 완성하는 데에는 김수현의 역할이 크다. 어리바리한 '니마이' 캐릭터에서 섹시한 매력을 뽑아낸다. 공효진, 아이유 뿐 아니라 차태현과 만들어내는 남자 선후배들의 조화, 사회 초년생 미생 PD의 매순간을 디테일한 연기력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평이다. 순진무구하면서도 어느 순간 영특하고, 보호본능과 모성애를 일으키면서도 기대고 싶게 만든다. 사고쳐도 기분좋은 사고일 것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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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사'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