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은 ‘쿡방(요리+방송)’의 의무를 다했다. 그가 없었다면 못 했을 기획이었다. 직접 요리를 선보이지는 않았지만, 구수한 입담으로 요리의 대가들을 소개하고 호흡하면서 ‘4대 천왕’ 못지않은 고수의 냄새를 물씬 풍겼다.
스페셜MC 자격으로 투입된 스타 셰프 백종원은 30일 오후 첫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놀라운 대회 스타-4대 천왕, 명가의 비밀’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확실히 이번 기획의 중심에는 백종원이 있었다. 이미 ‘백슈가’ ‘백주부’ 등의 별칭까지 얻으며 예능 대세 자리에 앉은 그는 탁월하면서도 전문성이 가미된 입담으로 프로그램의 질을 높이는데 일조했다. 사람 좋은 웃음에 친근하면서도 구수한 입담으로 명인들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전문적인 질문을 요리 대가들에게 던지고, 부연설명을 하며 프로그램을 더욱 풍성하게 꾸몄다. 강호동과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웃음까지 잡아내는 모습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이번 기획은 중식 요리 명인 4인이 출연해 요리경연을 펼쳐 1인자를 가리는 방식. 첫 번째 경연의 주제는 짜장면이었다. 짜장면의 대가들이 가진 요리 비법을 엿보고, 이들의 요리 과정에서 화려한 퍼포먼스도 구경할 수 있었다. 또한 고수들의 승패를 가리는 비밀투표는 김장감과 박진감을 극도로 끌어올렸다.
본격적인 경연에 앞서 백종원은 전국의 짬뽕 맛집을 돌며 다양한 짬뽕들을 소개했다. 역시 셰프가 소개하는 음식은 달라도 달랐다. 백종원은 복스러운 ‘먹방’과 함께 특징을 짚어내는 족집게 식 평가로 다양한 정보를 제공했다.
스튜디오에서 4대 천왕이 본격적인 요리 대결을 펼칠 때도 백 셰프의 전문성은 반짝반짝 빛났다. 본인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4인의 셰프들이 요리 중인 상황을 중계하고 각기 다른 요리 법의 특징을 분석해 척척 내놨고 보는 이들의 이해를 도왔다.
강호동과의 호흡도 꽤나 잘 맞았다. 이날 처음 만난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편안하게 소통하며 재미있는 장면들을 만들어낸 것. 특히 돼지고기의 부위별 특징에 대해 설명하면서 강호동의 몸을 모델로 삼은 장면은 큰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백종원의 활약 속에 이날 방송은 여러 가지 관전 포인트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대가들이 모인만큼 각 명가의 개성이 듬뿍 담긴 특색 있는 조리방법이 인상적. 깊은 맛을 자랑하는 군산 짜장면 명인, 옛날 짜장면의 느낌을 가진 대구 짜장면 명인, 매콤하고 깊은 맛을 자랑하는 파주 짜증면 명인까지. 요리 방법부터 맛까지 다양했다.
맛도 맛이지만 이들의 요리과정 자체가 퍼포먼스였다. 경력 30년 이상의 베테랑 주방장들이 대형 중화 팬을 이용, 25인분의 중국음식을 만들기 위해 벌이는 화려한 퍼포먼스는 엄청난 볼거리가 됐다. 또, 중화요리의 꽃이라 할 수 있는 불꽃 쇼는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박진감 넘치는 장면을 제공했다.
평가 시간도 흥미진진하고 박진감 넘쳤다. 백종원을 비롯해 강호동, 이국주, 이특, 조세호를 포함한 25인의 판정단이 참여했다. 각 연령층의 남녀들로 구성된 판정단은 냉정한 비밀투표를 통해 최고의 짜장면을 가렸다. 이날의 우승은 파주의 우경업 명인이 차지했다.
백종원은 “요리사들은 모든 걸 내려놓고 자기와의 싸움을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요리하는 사람들을 존경한다”고 말해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한편 ‘스타킹-4대천왕, 명가의비밀’은 이날 오후 6시 25분 처음으로 전파를 탔으며, 다음 주에는 탕수육 요리의 명인들이 출연해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joonamana@osen.co.kr SBS '스타킹'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