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인간의 조건3' 믿고보는 최현석 디너쇼
OSEN 김윤지 기자
발행 2015.05.31 07: 13

요리 전문가 최현석이 자신의 매력을 한껏 발산다. 윤종신의 지적처럼 '교회 오빠 스타일'이었지만, 조정치의 말대로 '자꾸 빠져드는' 이상한 힘이 있었다.
지난 30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인간의 조건-도시농부'(이하 인간의 조건3)에서는 텃밭 일구기에 나선 멤버들의 좌충우돌이 그려졌다.
이날 최현석은 단연 돋보이는 멤버였다. 정창욱과 함께 힘찬 몸놀림을 보여주며 믿음직스러운 농부의 모습을 보여줬다. 농기구 쇠스랑의 유용함에 반한 그는 "쇠스랑을 앞으로 저스틴이라고 불러라"라고 너스레를 떠는 등 즐거운 분위기를 주도했다. 점심식사 시간 중국집 배달 음식을 '흡입'하는 모습에서 얼마나 농사에 몰입했는지 가늠할 수 있었다.

'허세'로 대표되는 그의 남다른 입담은 주요 관전 포인트였다. 그는 의식적으로 농사의 진정성을 반복하는가 하면, "첫 동작은 역동적이어야 한다"며 카메라 앞에서 일부러 과장된 행동을 취했다. 숙소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스스로 "섭외하지 쉬운 셰프가 아니다"라고 칭한 그는 자신의 가방에서 장난감을 꺼내기 시작했다. 천연덕스러운 말투로 장난감을 자랑하기 시작했다.
기타를 손에 쥐자 그의 흥은 폭발했다. 윤종신과 조정치 등 가수가 본업인 사람들 앞이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기타를 치며 노래를 불렀다. 음이탈이 일어나 폭소를 안겼지만, 음악에 대한 그의 열정은 늦은 밤까지 이어졌다. 다음날도 마찬가지였다. 모종을 사러가는 차에서 그가 또 노래를 부르자, 조정치는 그의 밝은 에너지를 부러워했다.   
최현석은 최근 불고 있는 스타 셰프 열풍의 선두주자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를 비롯, 각종 예능프로그램을 누비고 있다. 뛰어난 실력은 물론 능청스러운 말솜씨, 훈훈한 외모 등 장점이 많다. 불혹을 넘긴 나이에도 늘 멋짐을 우선순위로 두는 천진함 덕분에, '허세'란 캐릭터가 따라 붙었다. 그를 대체 불가 캐릭터로 만들어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다만 이날 방송의 안타까움은 특정 게스트 중심이란 점이었다. 집단 MC 체제에서 이른바 '대세' 멤버에게 시선이 쏠리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작진은 이날 방송 분량 대부분을 최현석에게 할애했다. 멤버들의 고른 활약이 미덕인 착한 예능 '인간의 조건'의 기존 취지에는 다소 벗어난 모양새였다.
본격적인 농사가 시작되면 직업적인 이유로 식재료가 친근한 최현석과 정창욱의 비중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다른 멤버들의 활약까지 풍성하게 담아낼지, 혹은 '최현석 디너쇼'라는 편안한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jay@osen.co.kr
'인간의 조건3'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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