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동상이몽’, 꿀 넣은 보약 같은 프로그램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5.05.31 07: 14

 몸에 좋으면 맛이 없거나, 맛이 있으면 해로운 경우가 많다. 그런데 ‘동상이몽’은 배꼽 빠지는 웃음에 교훈적인 메시지까지 잡은 프로그램. 가학을 통해 자극적인 웃음을 추구하는 예능이 팽배한 요즘, 가장 보기 좋은 모범사례로 꼽힐만한 ‘작품’이다.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는 사춘기 초중고 일반인 10대 자녀와 부모가 갖고 있는 고민들을 허심탄회하게 풀어내면서 세대 간의 차이를 좁히고, 부모와 자식의 서로를 이해해가는 과정을 담는다. 이를 지켜보는 시청자들과 관객들은 이 모습에서 우리의 부모, 우리의 자식들을 떠올리며 반성의 시간을 갖기도 한다.
‘동상이몽’이라는 제목처럼 이 같은 두 사람의 변이 평소 생활을 담은 VCR로 공개돼 패널들과 방청객, 시청자들에게 보여진다는 점이 이 프로그램이 가진 재미의 중심이다. 이 영상을 함께 보고난 뒤 패널과 방청객은 함께 공감하고 때론 같이 눈물을 훔친다. 이후 이어지는 조언을 통해 서로의 오해가 조금씩 풀려나가는 상황이 따뜻하고 감동적이다.

  
지난 31일 방송에는 엑소의 광팬인 중2딸 송지 양과 그런 딸을 못마땅해 하는 엄마 사이의 갈등이 소개됐다. 24시간 엑소만 바라보느라 공부는 등한시하고 엑소 관련 용품을 사느라 적지 않은 지출을 하는 딸의 모습이 이해가 안 간다는 것.
그러나 엑소의 광팬인 딸은 “혼자라고 느끼며 우울증에 걸려 자해까지 했다. 이후 엑소를 좋아하게 되며 우울감을 털어버리고 밝은 성격이 될 수 있었다고. 엑소에 빠지게 된 속사정을 언급했다. 결국 엄마는 눈물을 터트렸고, 스튜디오는 또한번 눈물바다가 됐다. 엄마는 “이렇게까지 좋아하는데, 하지 못하게하고 매일 혼만 낸 거 같다”며 울었고, 그런 엄마를 보는 딸도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출연자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합의점을 찾는 데까지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는 이들은 유재석과 김구라, 그리고 함께 출연하는 패널들이다. 유재석은 부드럽고 친절한 특유의 스타일로 사연과 고민이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포용력 있게 들어주고 자연스럽게 진행을 이어 간다. 김구라는 고민을 듣고 분석, 자신의 이야기가 가미된 진정성 있는 조언으로 도움을 주고자 노력한다. 그래서일까. 때로는 어떤 패널들에게 “자식이 없어서 그 마음을 모른다”고 말하는 바.
패널들의 역할도 꽤 크다. ‘동상이몽’은 사연에 걸맞은 패널들을 초대, 현실적인 조언과 실제로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들을 끄집어 낸다. 지난주 방송에는 무용수를 꿈꾸는 여학생의 고민을 들어주기 위해 스포츠 선수 출신 서장훈을 패널로 초대했고, 이날은 요리사를 꿈꾸는 승은 양을 위해 요리연구가 이혜정을 스튜디오로 모신 바다. 이날은 엑소 찬열을 좋아하는 딸을 위해 찬열이 직접 스튜디오에 등장하기도 했다.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들이 막강해 시청률로 보면 수치적으로 저조한 편이긴 하다. 하지만 회를 거듭할수록 시청자들과 업계 관계자들의 호평이 많이지고 있는 상황이라, 전망은 밝아 보인다.
joonamana@osen.co.kr SBS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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