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스타킹’ 장수예능이 보여준 중식 대가 향한 예의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5.31 08: 59

화려한 볼거리가 넘쳤다. 대가들의 중식 경연이 이렇게 시선을 뺏을 줄이야. SBS ‘놀라운 대회 스타킹’이 중식 대가의 자존심을 걸고 벌인 경연으로 시청자들의 오감을 충족시켰다. 그리고 이 구력이 만만치 않은 장수 예능은 자신의 열정을 한 분야에 쏟아부은 진정한 대가들에 대한 존경심을 잃지 않으며 가슴 한켠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지난 30일 방송된 ‘스타킹’은 ‘4대 천왕-명가의 비밀’이라는 4부작 특집의 포문이 열렸다. ‘스타킹’은 전국의 중식 대가들이 짜장면, 짬뽕, 볶음밥, 탕수육 등을 만드는 대결을 벌이는 특집을 마련했다. 외식업계 대부 백종원이 특별 MC로 함께 하는 가운데, 맛 전문가 20인도 이들의 음식을 함께 맛본 후 최강자를 가리는 구성이다.
‘스타킹’이 기존 요리 경연 프로그램과 차별점을 둔 것은 백종원이 중식으로 유명한 전국 맛집을 직접 찾아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했다는 점. 중식 대가들에 대한 존경심을 표하고, 해당 음식이 왜 맛이 있으며 특별한지에 대한 설명을 곁들었다. 이어 중식 대가 4인이 한시간 동안 ‘스타킹’이 마련한 요리 세트에서 음식을 만드는 과정이 화려하게 펼쳐졌다.

중식을 만들다 보면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불꽃쇼는 시선을 빼앗았다. 수십년의 내공을 가진 이들이 방송 환경이라는 낯선 곳에서 경연을 펼치다보니 긴장해서 발생하는 작은 실수는 긴장감을 높였다. 그리고 ‘스타킹’ MC들이 대가들의 요리법을 보고 생생하게 전달하는 소개는 침샘을 자극했다. 음식이 조리되는 과정에서 생기는 맛있는 소리,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맛있는 광경이 이날 방송의 즐거움이었다. 
고수들이 한군데 모여 하나의 음식을 만드는데 있어서 다채로운 비법들이 쏟아졌다. 4명이 만든 짜장면은 색감, 풍미, 맛 모두 달랐다. 이 조리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는 상당했다. 왜 ‘스타킹’이 4주에 걸쳐서 중식 경연을 마련했는지 첫 방송만 봐도 알 수 있었다. 한번 보기 시작하면 몰입도가 상당했다. ‘스타킹’의 자랑인 강호동, 이특, 조세호, 이국주는 요리 경연을 더 재밌게 볼 수 있게 목청을 한껏 높여 박진감 넘치는 대결을 강조했고, 특별 MC로 섭외한 백종원은 경연 과정에서 대가들의 비법을 추가적으로 설명하며 재미를 높였다.
무엇보다도 ‘스타킹’의 기획의도가 요리 경연과 잘 맞아떨어졌다. 우리 주변에 있는 ‘스타’를 찾는 일, ‘스타킹’이 지금껏 해왔던 일들이다. 중식 대가들에 대한 존경심을 반복해서 표하는 백종원의 겸손한 진행, 그리고 기존 MC들의 생동감 넘치는 진행이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줬다.
요리 경연이 경쟁을 펼치다보니 다소 잔인할 수밖에 없는데, ‘스타킹’은 출연한 모든 대가들을 높이 평가하는데 세심하게 신경을 쓴 모습이었다. 워낙 이름이 알려졌기에 굳이 방송에 나가서 홍보를 할 이유가 없는 대가들에 대한 배려이기도 했다. 방송을 통해 후계자를 찾기 위해 나왔다는 한 흰머리 가득한 대가의 말 한 마디는 이들이 한 분야에서 경지에 오르기 위해 벌인 노력이 가늠되며 뭉클한 감동이 됐다.
단순히 화려한 볼거리를 위해 중식 경연의 자리를 마련한 게 아니라 그 속에서 인간 승리의 감동을 깨닫게 하는 ‘스타킹’ 본연의 기획의도를 잃지 않았기에 이날 방송이 더욱 재밌고 깊은 여운이 남았다. 그래서 ‘스타킹’이 한 요리 경연은 최근 흐름인 ‘쿡방’과 격이 달랐다. 중식 경연을 통해 오감을 충족시키는 것뿐 아니라 짜장면 한 그릇에 담겨 있었던 대가들의 희로애락을 고스란히 전하며 안방극장을 울컥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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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킹'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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