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가 대본 없이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토론을 벌이며 재미를 높이고 있다.
SBS 예능프로그램 ‘동상이몽, 괜찮아 괜찮아’는 10대 자녀와 부모가 함께 출연해서 서로의 고민을 들어보는 구성. 지난 30일에 출연한 엑소 팬인 학생과 이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어머니처럼, 대화를 하며 합의점을 찾는 과정을 담는다.
유재석, 김구라, 지석진 등이 고정 출연하고 있고 때마다 게스트가 함께 하며 때론 자녀의 편을 들었다가 때론 부모의 편을 들기도 한다. 출연 가족들의 고민이 담긴 영상을 본 후 스튜디오에서 다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 구성인 까닭에 대본이 없다.
‘동상이몽’ 서혜진 PD는 최근 OSEN에 “우리 프로그램은 잘짜인 대본이 없다”면서 “유재석 씨가 중간 중간에 가족들을 소개하는 등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진행이 있는데 그 진행 코멘트만 있다. 패널들이 하는 질문이나 가족들이 하는 이야기는 모두 즉석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부모와 자녀들은 낯선 방송 환경인데도 자신의 생각을 뚜렷하고 심지어 재밌게 말을 한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제작진이 대본을 만들어준 것이 아니냐는 호기심 어린 시선도 있었다. 허나 방송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이 대본을 쥐어준들 완벽하게 소화할 리가 만무하다. 오히려 자신들의 고민을 작정하고 이야기를 하다 보니 웬만한 스타들보다 '말빨'이 세고, 독설 대가 김구라마저도 입씨름을 하다가 포기하는 순간이 온다. 모두 대본이 없기에 가능한 일이다.
MC들과 패널들은 평소 생각하는 가치관이나 결혼 유무에 따라 출연 가족의 갈등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진다. 김풍 작가는 엑소 팬인 학생의 마음을 헤아렸다. 아이가 있는 유재석, 김구라, 최은경 등은 좀 더 어머니를 이해하려는 자세를 취했다. 스타들이 각기 다른 생각을 이야기하며 부모와 자녀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시간이 되는 것.
서 PD는 “아무래도 결혼을 하지 않은 패널들은 학생들을 좀 더 이해하는 측면이 있고, 결혼을 한 패널이나 MC들은 부모의 입장을 좀 더 헤아리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그렇다고 패널들이 일방적으로 자녀나 부모의 편을 들지는 않는다. 제 3자의 입장으로서 좀 더 객관적인 시선으로 사안을 바라보면서 조언을 하고 이 조언을 바탕으로 출연 가족들이 서로를 조금 더 이해하길 바라는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
여기서 ‘동상이몽’의 시청 재미가 나온다. 누구나 고민해봄직한 가족 구성원의 갈등을 다루며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구성이다. 이 프로그램은 보통 한 가족을 4~5일 정도 따라다니며 일상을 담는다. 이 영상을 스튜디오에서 함께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데 보통 3시간 정도 녹화가 진행된다. 다른 프로그램에 비해 길지 않은 녹화 시간이지만 출연 스타들이 모두 한번쯤은 생각해봄직한 갈등인 까닭에 그 어떤 프로그램보다 열띤 대화가 이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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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몽'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