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복면가왕'이 '나가수'와 진짜 다른 점? 빠.르.다.
OSEN 이혜린 기자
발행 2015.06.01 07: 27

MBC '복면가왕'의 가장 큰 강점은 뭐니뭐니해도 스피드였다.
잘하는 노래를 보여주고 또 보여주지 않고, 이게 과연 누구게 질질 끌지 않고, 매우 스피디하게 진행을 시켜서 지루함을 느낄 새가 없었다. 거기에 반전을 효과적으로 삽입해 그야말로 '쾌속 반전'을 끌어냈다.
지난 31일 방송에서 가면을 벗은 이만 모두 4명. 다음회 방송을 위해 4명의 마스크를 더 남겨놓았다. 8명이 듀엣곡으로 총 4번의 경쟁을 치르고, 탈락자가 한번씩 솔로무대를 선보이니 쉴 틈이 없었다. 노래만 하면 지루할 수 있으니 첫 라운드는 듀엣으로 목소리를 비교하는 재미를 높이고 두번째 솔로 무대에서는 도중에 가면을 벗으며 서스펜스도 노렸다. 

노래 도중에 주인공이 밝혀지고, 곧 바로 다음 라운드로 이어지는 과정은 굉장히 스피디했다. 불과 수년 전 '나가수'가 노래를 준비하는 가수의 모습부터 떨리는 손가락 하나하나, 무대 이후 소감과 관객의 리액션 하나하나에까지 포커스를 들이댄 것과 매우 대조적.
그새 노래를 소비하는 방식에는 보다 더 끈기가 사라졌고, 주인공 별로 몇분 단위의 영상 소비도 중요한 시점에서 '복면가왕'이 새로운 편집과 진행 방향을 찾아낸 것으로 보인다.
반전을 마지막에 몰지 않고 중간중간 공개해버리는 것도 인상적. 이제 엠넷 '슈퍼스타K'의 김성주가 하는 "60초 후에 발표하겠습니다"도 매우 길게 느껴지는 최근 트렌드에 맞게, '복면가왕'에서의 김성주는 '쪼는' 재미 없이 곧바로 주인공을 발표해버린다.
반전은 아직도 꽤 강력하다. 이날 방송의 최고 화제는 단연 김슬기였다. 풍부한 감성과 무게감 있는 성량으로 박해미가 아닐까 추측이 나올 정도로 연륜있는 가수로 예상됐던 그는 앳된 얼굴의 배우 김슬기였다.
연령대까지 틀리는 건 매우 이례적으로, 김슬기는 완벽하게 관객들을 속이는데 성공했다. 그는 "내가 'SNL'로 데뷔해서 개그맨인줄 아는 사람이 많다. 나도 감성 풍부한 연기자라는 걸 보여드릴 수 있었던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미쓰에이의 민도 의외의 주인공이었다. 상당히 섹시한 창법으로 김완선이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켰던 그는 자신의 보이시한 이미지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그는 "노래를 보여드릴 기회가 많지 않아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음 주인공은 전혀 예상할 수 없던 인물. 안재모였다. 그는 "예능을 많이 안해서 가늠하기 힘드셨을 것이다. 아무도 날 못알아봐 재밌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말 오랜만에 사시나무 떨듯이 떨었다. 다음에 또 나오고 싶다. 방송으로 봤을때 정말 재밌어서 나도 해보고 싶었다. 나에 대한 선입견이 굉장히 차갑고, 쉽게 다가갈 수 없는 이미지이기도 했는데 이제 편안한 배우, 옆집 삼촌 같은 이미지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쯤되니, 서인영은 좀 쉽게 느껴지기도 했다. 특유의 카랑카랑한 고음에 대체로 서인영으로 의견이 모아지는 분위기. 백지영은 "오랜만에 시원하다"며 확신했다. 서인영은 "가끔은 구두에 내가 묻히는 것 같다. 아무리 노래해도 '쟤가 노래 잘했구나' 그리고 다시 구두. 그래서 깨고 싶었다"고 말했다.
시청자들은 계속 더 빠르고 강한 걸 찾는 중. '복면가왕'이 지금의 스피드를 유지하면서 반전의 세기까지 더해갈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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