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보안법 위반·강제 추행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수 바비킴이 모든 혐의를 인정, 지난 1월부터 이어져오던 사건이 마무리될 조짐이다.
바비킴은 1일 오전 10시 인천지방법원 형사4단독(부장판사 심동영)의 심리로 열린 첫 번째 공판에 참석,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가수 이전에 사람으로서 자숙 중이다. 앞으로도 좋은 모습만 보이겠다"라고 말하며 혐의를 시인했다.
지난 1월 사건이 알려진 후 5개월 동안 이어진 이번 사건의 기록을 정리해봤다.
# 1월 7일..사건의 시작
바비킴은 지난 1월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고 있는 누나의 집을 방문하기 위해 이날 오후 4시 40분(한국시각)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대한항공 미국 샌프란시스코행 편을 이용했다. 하지만 대한항공 직원의 실수로 발권 문제가 벌어졌고, 바비킴은 기내에서 제공한 와인을 마시고 난동을 벌여 미국 항공경찰에 조사를 받았다.
당시 비행기에서 바비킴은 만취 상태로 욕을 하며 난동을 부린 것으로 전해졌다. 바비킴의 기내 난동을 보도한 한 매체는 항공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바비킴은 탑승 전부터 좌석에 대해 불만을 갖고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코노미석에서 비즈니스로 좌석 업그레이드를 했지만 현장서 제대로 처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바비킴은 기내서 만취상태로 소리를 지르며 욕을 하는 등 상식 밖의 행동으로 소동을 부렸다"라고 보도했다.
바비킴 측은 "대한항공 발권의 문제로 기내에서 제공한 와인을 마시고 불미스러운 일이 벌어졌다. 이유를 불문하고 이 상황을 인지하고 깊은 사과를 드린다"라면서, 승무원과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는 보도에 대해서 "기억이 안 나지만 잘못한 점에서 분명히 사과를 하고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바비킴은 미국 경찰 조사에서는 혐의 없음 처분을 받았다. 당초 바비킴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FBI가 출동해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바비킴 측 관계자는 "바비킴은 샌프란시스코 항공 경찰에게만 간단하게 인지조사를 받았으며, 별다른 혐의점이 없어 귀가조치 됐다. 이 조사를 끝으로 추후 추가 소환조사는 없었으며, 미국에서는 바비킴 사건이 혐의 없음으로 결론이 난 상황"이라고 밝혔다.
# 2월 13일..37일 만에 입국
바비킴은 2월 13일 사건 발생 37일 만에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수척해진 모습으로 입국했다. 현장에는 바비킴을 보기 위해 취재진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
이날 바비킴은 취재진 앞에서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이번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해 "심려 끼쳐 죄송하다"라고 사과했다. 바비킴은 짧은 사과 후 빠르게 공항을 빠져 나갔다.
# 2월 17일..경찰조사 "불구속 입건"
바비킴은 이후 2월 17일 국내 경찰 조사를 받았다. 바비킴 측 관계자는 "경찰로부터 불구속 입건 통보를 받았다"라고 밝혔다. 사건 발생 41일 만에 경찰 조사까지 마친 상황이었다. 이후 검찰 조사까지 마친 후 자숙하며 판결을 기다리고 있었다.
# 6월 1일..첫 공판
검찰은 이날 첫 번째 공판에서 바비킴이 성추행을 했다며 공소 사실을 구체적으로 짚었다. 검찰이 제시한 피해자 여승무원의 진술에 따르면 바비킴은 당시 그녀의 팔을 잡고 전화번호와 호텔의 위치를 2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물었다. 또 자리에 돌아와 앞좌석을 발로 차는 등 항공보안법을 위반했다. 증거를 판독한 판사가 "피해자 여성과 합의했네요?"라고 물었고 바비킴은 "합의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에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구형한다"며 바비킴의 추행죄를 주장했다. 이어 "성폭력 명령 프로그램을 이수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판사가 "이같은 사건은 징역형의 선례가 없다. 벌금 500만원이 최대였다"고 하자, 검사는 벌금 500만원을 추가 적용했다.
이번 재판의 최대 쟁점 중 하나는 바비킴이 강제 추행죄에 해당하는지였다. 성범죄 사건이지만 피고인이 미국 시민권자여서 외국인 전담 재판부에 배당됐다. 항공보안법 제23조에 따르면 소란행위, 술을 마시거나 약물을 복용하고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주는 행위,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행위를 하면 최대 5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바비킴의 변호인은 "변명의 소지가 없지만 술에 취하게 된 과정을 봐달라"라면서 "이코노미석에 타서 기분이 좋지 않았고 빨리 잠드려는 과정에서 술을 마시고 이런 행동을 하게 됐다. 만취했다는 것에 변명의 소지가 없고 책임 소재를 분명하게 하겠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또 "속상한 마음에 자려고 술을 마신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변호인 측은 "현재 일체의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다시 바비킴의 음악을 사랑하는 팬들의 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달라"고 덧붙였다.
변호인 측은 최후 진술에서 "변명의 소지가 없고 책임이 가볍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속상한 마음에 자려고 마셨다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했다. 전형적인 주사를 부리는 정도였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러면서 "활동을 하지 않고 충분히 반성 중이다. 그를 사랑하는 대중 곁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해달라"고 선처를 바랐다.
일단 바비킴이 혐의를 시인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사건은 빠르게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비킴에 대한 다음 재판을 오는 11일에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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