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복면가왕’ 무시해서 미안해, 왜 이렇게 재밌지?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5.06.01 15: 44

누군들 이렇게 큰 성공을 예상이나 했을까.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복면가왕’이 가수들의 재발견과 추리하는 재미, 그리고 스타 평가단의 농담이 어우러지며 일요일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복면가왕’은 복면을 쓴 스타들이 노래를 불러 경연을 하는 구성. 무대에 오른 가수가 누구인지 맞히는 재미와 복면이 벗겨진 후 얼굴을 확인하며 생기는 짜릿함이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현재 이 프로그램은 시청률 두자릿수를 넘으며 승승장구 중이다. 전작이 시청률 2%대까지 떨어지며 폐지된 가운데, ‘복면가왕’은 불모지에서 풀밭을 이루고 있다. 심지어 경쟁 프로그램이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와 SBS ‘일요일이 좋다-아빠를 부탁해’ 등 요즘 유행하는 관찰 예능프로그램이니 이 같은 성공은 쉽사리 예측되지 못했다. 스튜디오 예능프로그램, 심지어 한물 지난 노래 경연프로그램이 대박을 칠 줄이야.

사실 ‘복면가왕’은 ‘나는 가수다’로 재미를 본 MBC가 또 다시 노래 경연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사실에 우려 먹기 시선이 팽배했다. 이 가운데 지난 설날 파일럿 방송에서 EXID 솔지의 재발견을 이끌어내며 큰 화제성을 자랑했고, 침체에 빠진 ‘일밤’의 구원투수로 일요일 오후에 안착했다.
이 프로그램은 가수들이 가면을 쓰고 무대에 올라 신변을 감춘다. 몸매가 드러나는 의상도 없다. 인지도와 외모가 아닌 그야말로 노래로 승부하는 경연. 가수들은 오롯이 가창력으로 승부를 하고, 시청자들은 노래 선물을 받는 동시에 해당 가수가 누구일지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그 어떤 편견 없이 노래라는 본질로 대결을 벌이는 까닭에 출연한 스타들은 배우, 가수, 개그맨 가릴 것 없이 시청자들에게 의외의 가창력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인기를 끈다.
무엇보다도 연예인 판정단이 제시하는 추측과 증거들을 취합해서 시청자 스스로도 추리를 하는 즐거움이 ‘복면가왕’의 가장 큰 재미다. 김구라를 필두로 연예인 판정단의 빼어난 입담, 그 속에 촌철살인 혹은 '예측 헛발질'이 재미를 더한다.
기본적으로 노래 경연은 안방극장에서 흥행 보증수표 구성으로 통한다. 신인 오디션 프로그램부터 프로 가수들이 경연을 하는 구성이 즐비하다. 여기에 ‘복면가왕’은 가수들에게 복면을 씌우고 장갑을 끼게 하고 몸매를 감추는 의상을 입혀 추리 요소를 덧입혔다. 그럼에도 흔히들 말하는 네티즌 수사대는 출동하고, 인터넷에는 해당 가수에 대한 추측성 글들이 쏟아지며 화제성이 커진다. 그야말로 전국민을 탐정으로 만드는, 분명 노래 경연이 주가 되는데 부가적인 재미가 상당한 마법의 구성인 셈이다.
인터넷에 온갖 사전 정보가 쏟아지고 추측성 이야기들이 맞물리며 이 프로그램은 막강한 화제성을 자랑한다. 시청률도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요즘 예능프로그램이 중요하게 여기는 높은 관심을 사는데 주효한 구성인 것. 때문에 몇 번 방송하다가 조용히 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는 호사가들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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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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