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연평해전'이 정치적인 논쟁이 일면 흥행한다는 공식을 다시 한번 성립시키게 될까.
제2연평해전이라는 실제 사건을 영화화한 '연평해전'은 1일 오후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린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그 첫 선을 공개했다.
특히 '변호인', '국제시장' 등 정치적인 논쟁이 크게 일었던 영화들이 대체적으로 논쟁이라는 이슈에 힘입어 흥행에 성공했던 만큼 '연평해전'도 그 행보를 밟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
'연평해전'은 제2연평해전으로 희생된 정장 윤영하 대위, 조타장 한상국 하사, 의무병 박동혁 상병 등을 중심으로 당시 대원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전우애-용기-가족애' 등을 전면으로 내세운 만큼 영화는 러닝타임의 절반 이상을 대원들의 사적인 이야기에 집중한다.
강단있고 흔들림 없지만 누구보다 대원들을 사랑하고 대원들의 믿음을 받는 윤영하 대위의 이야기, 군인 아파트를 얻기 위해 결혼식도 치르지 못한 채 아내와 살고 있는 한상국 하사, 그리고 청각 장애를 앓고 있는 어머니를 모시는 박동혁 상병의 이야기는 여느 휴먼 드라마와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영화 곳곳에 슬쩍슬쩍 들어가 있는 '정치적 양념'이 개봉 이후 영화 팬들 사이에서 정치적 논쟁을 불러일으킬 요소로 작용할 듯 보인다.
일단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북한의 모습이 그렇다. 제2연평해전 당시 북한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었는가는 어찌보면 감독의 상상력에 기반한 것. 이와 같은 북한의 모습을 감독은 굉장히 상세하게 그려내 논쟁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김학순 감독은 시사회 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북한군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그리려고 했다"고 밝혔지만 논쟁은 피할 수 없을 전망.
또한 영화에 등장하는 뉴스 장면 역시 논란이 불거질 요소가 있다. 극 중 윤영하 대위의 아버지가 물끄러미 TV를 바라보는 장면에서 등장하는 뉴스 내용은 대통령이 월드컵 관람을 위해 일본을 방문했다는 것.
이 장면에 대해서도 김학순 감독은 "정치적인 의도와 해석으로 접근하려고 하진 않았다"라며 정치적 의도가 없음을 명확히 했지만 영화를 받아들이는 대중이 이를 순수하게 보고 넘어갈지는 의문이다.
'변호인' 개봉 당시 故노무현 대통령을 다룬 영화이다보니 좌우 이념 논쟁이 불거졌고 '국제시장' 역시 진중권, 허지웅 등의 평론가들의 언급이 정치적인 논쟁으로 번지며 아이러니하게도 흥행 뒷심을 받은 바 있다. 과연 '연평해전'도 이와 같은 공식을 따라가게 될지 이목이 쏠린다.
한편 '연평해전'은 2002년 6월, 대한민국이 월드컵의 함성으로 가득했던 그날,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사람들과 그들의 동료, 연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오는 10일 개봉 예정이다.
trio88@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