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아유’의 조수향,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가슴 한쪽이 답답해져오는 게 느껴진다. 얼마나 뻔뻔하고 악한지 짜증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모자라 절로 욕까지 나오게 할 정도니 말 다한 학생이다. 정말이지 조수향은 ‘왔다 장보리’에서 시청자들의 뒷목을 잡게 했던 이유리 맞먹는 ‘암유발자’였다.
지난 1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후아유-학교 2015’(극본 김민정 임예진, 연출 백상훈 김성윤) 11회분에서는 소영(조수향 분)이 악행을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은별(김소현 분)을 벼랑 끝으로 몰아가게 하려는 내용이 그려졌다.
소영은 말 그대로 ‘무서운 인간’이다. 여고생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학생만의 풋풋하고 발랄한 모습은 조금도 찾아볼 수 없다. 학생의 교복을 입고 천천히 한 명, 한 명의 인생을 파괴시켜 버리는 악마와도 같다. 소영에게 무서운 건 없다. 태광(육성재 분)과 이안(남주혁 분), 은별까지 소영의 손바닥 위에 있다.
은비(김소현 분)가 자살을 시도하게 만들고 이안(남주혁 분)의 선수생명을 끊어놓질 않나 그것도 부족한지 완벽하게 은별을 망가뜨리려는 소영은 어른이 봐도 소름 끼칠 만큼 잔인하고 악독하다. 소영은 철저하게 은별을 자신의 영역에서 밀어내려는 심산이다. 은별의 정체가 은비라는 걸 밝히려고 하고 그 계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은별을 더욱 궁지로 몰아넣으려고 하고 있다.
은별은 소영의 계략으로 강제전학 위기에 처했다. 소영은 엄마까지 이용, 엄마가 재호(전노민 분)에게 은별의 전학을 부탁했다. 이에 은별은 재호의 지시로 전학권고를 받았다. 징계위원회까지 소집됐고 소영이 바라던 대로 은별의 전학은 이미 결정된 상황이었다.
그렇게 소영은 은별을 찾아가 비웃었다. 소영은 “네가 전학 갔으면 이런 일 없지 않냐. 한이한은 괜찮냐. 한이안이 나 때문에 다쳤나 네 거짓말 막으려다 그렇게 된 거 아니냐”고 이안이 다친 것이 은별 탓이라고 적반하장의 모습을 보였다. 소영은 “네 뜻대로 안될 거야”라고 했지만 소영은 조금의 표정변화 없이 “너 내가 완전히 맛탱이 간 줄 알고 속으로 좋아했지? 이래서 반전이 꿀재미인 거다. 기대해라”라고 선전포고 했다.
자신의 잘못에 조금도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고 악행을 멈추지 않는 소영의 모습은 갈수록 시청자들을 분노케 하고 있다. 특히 소영이 더욱 악녀 같이 느껴지게 하는 데는 조수향의 리얼한 연기가 한 몫하고 있다. 사람을 깔보고 무시하는 눈빛, 비열한 웃음은 시청자들의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분노를 끌어올린다. 당장 달려가서 한 대 때리고 싶을 만큼 조수향은 소영에 완전히 빙의돼 있다.
조수향은 최고의 캐스팅이라고 할 만큼 완벽하다. 그만큼 섬세하고 자연스러운 연기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하고 있다. 그간 독립영화와 단편영화에서 내공을 쌓아온 조수향. 연기력은 최고지만 여전히 시청자들을 분노케 하는 탁월한 ‘암유발자’인 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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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후아유’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