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휴먼다큐사랑' 故최진실 재탕으로 말하고 싶었던 건...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5.06.02 09: 48

MBC '휴먼다큐사랑'이 故 최진실 최진영 가족사를 다시 한 번 조명했다. 지난 2011년 5월 방송 이후 정확히 4년 만이다. 혹시 시청률을 잡기 위한 포석이었을까? 그랬다면 최진실 편을 올해의 가장 첫 번째 이야기에 배치했을 것이다.
1일 방송분은 6.4%(전국·닐슨코리아 제공)를 기록했다. 동 시간대 방송된 KBS 2TV '안녕하세요'가 5.1%, SBS '힐링캠프'가 3.4%를 기록하면서 '휴먼다큐'가 시청률 1위를 기록했다. 고인이 된 최진실의 힘이 여전히 안방극장에 통하고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인기 게스트에 편승하거나 과거 인기 주제를 다시 가져와 쓰는 것에 재탕·삼탕 우려먹기를 한다는 비판이 가해졌겠지만 '휴먼다큐사랑'에는 그런 비판이 통하지 않을 듯하다. 시청자들은 프로그램 게시판에 "환희 준희 남매 잘 컸네요" "환희 준희 남매 그리고 할머니 멋져요" "환희 준희네 가족 행복하세요" 등의 응원 메시지로 반가움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방송은 단순히 시청률 1위를 잡고 이슈몰이를 위한 것은 아니었다. 할머니와 남매가 서로를 의지하며 복작복작 살아가는 모습, 공부를 하고 친구들을 만나는 평범하고 일상적인 모습이 주를 이뤘다. 연예인의 가족이라는 특별함은 없었다. 다만 눈길을 끄는 게 있다면 환희 준희 남매가 4년 동안 폭풍 성장을 했다는 것. 현재의 모습과  번갈아가면서 등장해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또 굳이 덧붙이자면 4년 전보다 늘어난 할머니 송옥숙 씨 얼굴 주름 정도다. 그의 간절한 바람대로 첫째 환희는 제주 국제중학교에 다니고 있고, 어느새 사춘기에 접어든 둘째 준희는 공부보다 이성, 그림 등에 더 관심을 보이며 할머니와 친구처럼 살고 있었다.
시청자들은 환희와 준희의 미소에서 故 최진실 최진영의 얼굴을 떠올렸다. 눈이 사라지도록 환하게 웃는 아이들의 미소를 보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자연스럽게 따라 웃게 됐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이 네티즌들의 모진 말에 데인 듯한 인상을 줘 안타까움을 안기기도 했다.
환희와 준희는 살면서 겪지 않아도 될 많은 상처에도 불구하고 그 나이 또래 아이들과 다를 바 없는 밝은 모습과 고민을 하며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아이들이 이렇게 잘 자랄 수 있었던 건 할머니의 피 눈물나는 노력과 용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가슴 깊이 묻어둔 최진실이라는 타임캡슐을 다시 꺼내든 건 가족이 얼마나 발전하고 성장했는지, 거기서 오는 모습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인지, 그 교훈을 통해 우리가 배울 점은 없는 것인지를 느끼게 해주는 계기가 됐다. 제작진이 최진실의 가족을 통해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었던 건은 가족의 위대한 사랑이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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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먼다큐사랑'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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