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현주 MBC 아나운서가 중국 활동을 염두하고 퇴사를 결정지으면서 중국 대륙에 집중하는 방송가의 흐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중국 방송이 급속도로 성장하면서 대륙에 눈을 돌리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
MBC의 대표적인 중국통으로 여겨졌던 방현주는 입사 18년 만에 퇴사를 선언했다. 그는 2003년 중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2006년 베이징대학교 대학원에서 미디어경영학 석사 학위를 취득한 후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중국 전문가로서 책임을 다했다. 그야말로 중국 전문가인 방현주는 퇴사 후 중국 진출을 염두한 상태. 한국어와 중국어 동시 진행이 가능한 얼마 안 되는 인재라는 점에서 그가 앞으로 중국 활동을 활발히 펼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방현주 뿐 아니라 MBC 예능프로그램의 중국 포맷 전파 책임자였던 김영희 PD 역시 최근 퇴사했다. 그는 당시 OSEN과의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연출자로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려고 한다. 한국에서 했던 것처럼 중국에서도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다. ‘나는 가수다’, ‘느낌표’, ‘칭찬합시다’ 같은 중국 콘텐츠를 만들어 즐거우면서도 유익한, 중국 사회에 공헌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김영희 PD는 MBC가 중국에 포맷을 수출한 ‘나는 가수다’, ‘아빠 어디가’의 현지 PD로서 중국 프로그램 연출에 깊게 관여한 바 있다.
SBS ‘별에서 온 그대’ 장태유 PD 역시 현재 중국에서 활동 중이다. 영화 연출을 하며 데뷔작 개봉을 앞두고 있다. 프로그램을 잘 만들고 콘텐츠가 될 수 있는 이들이 중국에 시선을 돌리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 프로그램의 포맷 수출 역시 가속화되고 있다.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의 중국판은 최근 시청률 5%를 넘으며 꿈의 시청률을 달성할 만큼 큰 인기를 누리고 있고, 국내 인기 프로그램들의 정식 중국판이 속속 제작되고 있다. 한국 프로그램과 스타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 중국의 러브콜이 쏟아지는 것. 한국의 박진감 넘치는 예능 구성이 중국 시청자들에게 반향을 일으키는 것도 한 몫을 한다.
중국의 한국 제작진과 콘텐츠에 대한 적극적인 손짓과 함께 무엇보다도 한국보다 중국의 시장 성장 가능성이 더 높은 것도 방송가가 중국에 주목하는 이유 중에 하나다. 한 예능프로그램 관계자는 “연예인들이나 제작진이 중국에서 활동하면 한국보다 큰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모두들 알고 있지 않느냐”라면서 “여기에 한국에서 성공한 이들은 더 큰 도전을 위해 중국에 진출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밝혔다.
이 가운데 중국의 한국에 대한 러브콜이 1~2년이면 끝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프로그램 제작 노하우를 모두 배우고 한국 예능 장점을 중국화하는 작업에 성공한 후에는 더 이상 한국 콘텐츠와 제작진이 필요 없지 않겠느냐”라면서 “당장의 큰 수익만 거둬들이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상생 관계 유지를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라고 지적했다.
jmpyo@osen.co.kr
MBC, 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