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연기를 잘 한다.
KBS 2TV 예능드라마 '프로듀사'의 애청자들 반응 중 하나는 가수 김종국이 예상보다 연기를 더 잘해 놀랐다는 것이다.
김종국은 극 중 KBS 예능국의 '야심가' 김홍순 PD를 맡아 연기 중이다. 김홍순 PD는 프로그램보다도 국장, 본부장이 되고 싶은 인물이다. 인생의 목적이 뚜렷해 굉장히 명확한 캐릭터다.
연출보다는 의전에 더욱 신경을 쓰고, 윗선에 잘 보이기 위해 종교(참여)도 수시로 바꾼다. 등산, 골프, 낚시, 자전거, 마라톤 등 매주 규칙적으로 윗분들의 취미 생활에 동참하다 몸짱이 된 인물. 아부도 잘 하고 그 만큼 사내 돌아가는 분위기에도 밝다.
이런 김홍순은 자칫 비호감 캐릭터가 될 수도 있었겠지만 김종국의 천연덕스럽고 유쾌한 연기가 오히려 활기를 불어넣는다. 김종국은 디테일한 대사와 제스처로 많지 않은 분량에서 자신의 캐릭터를 한껏 살리고 있다.
'프로듀사'는 김종국의 첫 드라마 도전작이다. 차태현, 서수민CP와의 인연, 그리고 박지은 작가와 사석에서 만났던 것이 출연 계기가 됐다. 관계자는 "김종국이 연기를 위해 특별히 전문적인 지도를 받지는 않았다. 데뷔에서부터 연기를 염두에 두고 활동을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좋게 봐 주신다면 감사할 뿐"이라고 전했다.
자연스러운 연기라는 호평은 모조리 박지은 작가의 공으로 돌렸다. 이 관계자는 "박지은 작가님이 김종국을 사석에서 만났을 때 그 개성과 특징 등을 잘 보시고 자연스럽게 연기로 묻어날 수 있게 해 주셨다. 연기를 잘 한다기 보다는 김종국이 그간 대중에 보여주지 않았던 이면의 모습을 드라마를 통해 좀 더 드러낸 것이라 할 수 있다. 작가님이 김종국에 맞는 캐릭터를 잘 살려준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김종국의 캐릭터 재미를 살리는 데에는 상대역(?)인 배우 예지원의 역할도 크다. 예지원은 예능국의 숨겨진 실세이자 미스터리한 예능국 행정 직원 고양미로 등장해 포스를 뽐내고 있다. 예상은 했지만 예상보다 더 웃긴다는 반응.
김홍순과 고양미의 러브라인은 이 드라마 속 깨알 관전 포인트다. 김홍순의 우직하면서도 한없이 가벼운 캐릭터의 매력과 고양미의 아스트랄한 4차원 매력이 독특한 시너지를 내고 있다. 차태현, 공효진, 김수현, 아이유 등 주인공 네 명과 더불어 앞으로 둘의 러브라인이 어떻게 전개될 지도 궁금증을 자아낸다.
그런가하면 김종국이 앞으로 본격 연기를 하겠다는 생각은 갖지 않고 있다고. 그의 연예인 인생에 있어 이벤트 같은 외도다. 관계자는 "앞 일을 확정지어 얘기할 수는 없지만, 이 작품을 계기로 앞으로 연기를 하겠다는 생각은 없다. 본업에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프로듀사'는 KBS 예능국이 처음으로 제작하는 드라마로 예능국을 배경으로 예능 PD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내조의 여왕’, ‘역전의 여왕’, ‘넝쿨째 굴러온 당신’, ‘별에서 온 그대’를 집필한 박지은 작가가 대본을 쓰고 ‘개그콘서트’ 흥행을 이끈 서수민 PD와 '풀하우스', '그들이 사는 세상'을 만든 표민수 PD가 연출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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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사'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