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돈을 예능계 '케미 요정'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정형돈은 현재 MBC '무한도전'과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이하 예체능)을 포함해 6개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데, 각 프로그램마다 진행을 맡은 MC와 각기 다른 케미스트리를 발산하며 재미를 더하고 있다.
정형돈은 지난 2일 방송된 '예체능'에서 강호동과 단 둘이 오프닝을 꾸몄다. 봄맞이 프로젝트로 사이클을 선정한 강호동과 정형돈은 션, 오상진, 서지석, 김민준, 김혜성, 줄리안과 함께 여수에서 강진까지 175km에 해당하는 라이딩 완주에 도전한다.
일당백이라고 했던가. 정형돈은 게스트들이 한 명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음에도 혼자 그 역할을 해내며 적극적으로 강호동을 서포트했다.
멤버를 찾아나서며 그의 역할이 두드러졌다. 이날 KBS본관 앞에서 진행하다 라디오를 하러 건물로 들어서던 박명수를 붙잡았다. 정형돈과 박명수는 MBC '무한도전'을 통해 10년째 만나고 있는 절친. 어느새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가 됐기에 정형돈은 박명수의 약점을 이용했다.
그는 박명수를 "대한민국 예능의 엘리트"라고 칭찬하다 "박명수씨가 강호동의 어깨에 손을 올린 것은 굉장히 큰 용기다. 명수형은 그동안 '강호동'으로 부른 적이 없었다. 사적인 자리에서도 '강호동 씨는'이라고 말한다"고 폭로했다. 번개 같은 선방이었다. 이어 박명수를 섭외하려고 하며 "맞춰 줄게"라고 손가락으로 돈 모양을 만들며 출연료 협상에 나서기도 했다.
이어 션을 섭외하러 나서면서는 "내비게이션에 YG찍고 왔잖아요"라며 일부러 모른척하는 강호동에게 무안한 웃음을 안겼다. 그는 션 앞에서 지누션의 노래를 부르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정형돈은 또 차태현을 만나면서 눈물 연기와 몸 개그를 펼치는 등 강호동의 멘트에 호흡을 맞춰주며 웃음을 선사했다. 에너지가 넘치는 강호동과 만나서는 활발한 리액션을 보여준다.
'무한도전'에서는 1인자 유재석의 주도 아래 묵묵히 자신의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말을 줄여 멤버들과의 조화에 중점을 둔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에서는 김성주, '닥터의 승부'에서는 이휘재, 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에서는 데프콘, tvN '고교10대천왕'에서는 서장훈과 보조를 맞추며 프로그램의 특성에 따라 다른 재미를 이끌어낸다.
이쯤되면 정형돈을 어느 누구와도 최고의 케미스트리를 빚어내는 '케미 요정'이라 명할만 하다. 키가 작고 통통한 외양이 시청자들에게 편안함을 안긴다는 장점도 있다. 현 방송가에서 승승장구 하고 있는 정형돈이 지금의 이 인기를 유지하면서 더 높은 자리로 올라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편 '예체능'은 시청자의 도전장을 받아 연예인 팀과 도전자 팀으로 나뉘어 불꽃 튀는 대결을 펼치는 프로그램. 매주 화요일 오후 11시 10분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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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예체능'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