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준상부터 백지연까지..명품연기, ‘풍문’으로 보았소 [종영②]
OSEN 정준화 기자
발행 2015.06.03 06: 53

 좋은 작품은 배우들의 호연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만들어질 수 없다.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를 연출한 안판석 감독은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다. 그의 작품에 실력파 배우들은 물론, 연극 무대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들이 출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역시나 이번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들도 모두 집중도 높은 명연기를 펼쳤다. 누구 하나를 꼽기 어려울 정도로 각자의 역할에서 맡은 바 최선을 다했고,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주연을 맡은 유준상, 유호정, 고아성, 이준과 임택트있는 조연이었던 장현성, 백지연, 길혜은 등은 극의 중심에서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몰입감을 더한 바다.
지난 2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풍문으로 들었소’ 마지막 회는 그동안 속수무책으로 당했던 을들이 어느 정도 반란에 성공하는 모습을 담으며 행복한 결말로 마무리됐다. 주인공인 유준상과 유호정의 활약은 설명할 것도 없다.

먼저 유준상은 권위 있는 로펌의 대표 한정호를 연기했다. 엄격한 아버지로와 남편의 모습을 보이며 카리스마를 내뿜다가도, 첫사랑 앞에서는 한없이 순진한 아기 같이 돌변하는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블랙코미디 장르에 걸맞은 캐릭터 분석력과 표현력이 일품.
유호정은 또 어땠나. 그가 연기하는 연희는 입체적인 인물이었다. 극의 초반에는 순종적인 아내이자 따뜻한 엄마였는데, 극의 후반부 정호의 불륜과 아들의 반항을 겪으며 섭정왕후로 돌변한다. 단아한 미모에서 나오는 특유의 분위기가 인상적. ‘실제 유호정의 모습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정도로 그는 캐릭터에 깊게 몰입하고 빠져들게 만들었다.
블랙코미디 장르에 부합하는 캐릭터가 또 있었으니, 다름 아닌 한정호(유준상 분)의 아들 한인상. 그를 연기한 이준은 캐릭터를 맛깔나게 소화해내면서 배우로서 한 번 더 주목 받았다. 아버지 앞에서 주눅 든 연기를 펼칠 때와, 반항하며 대립할 때의 대조적인 눈빛이 꽤나 임팩트 있었다는 평이다. 
아역 시절부터 주목받아온 고아성은 이번 작품으로 완전히 인정받는 성인 연기자로 자리매김했다. 좀처럼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이성적인 서봄 캐릭터를 연기하면서도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줬다는 것이 주목할 만한 점이다.  
양 비서 길해연의 존재감도 빛났다. 제왕적 권력의 핵심인 한정호(유준상 분)의 치부를 모두 알고 있는 이가 바로 비서 양재화(길해연 분)였다. 정호의 옆에 선 그는 간신 같은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능구렁이 같은 눈웃음이 강한 인상을 남기기도. 이준이 인터뷰에서 ‘가장 무섭다’면서 그를 꼽기도 했다. 그만큼 그의 연기가 현장에서 봤을 때도 실감났다는 평이다. 
백지연은 ‘풍문’을 통해 재발견한 보석이 아닐까. 첫 배우도전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백지연은 실력파 배우들 사이에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방송 초반 연기가 너무나 자연스러워 그가 아나운서 백지연이라는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했던 이도 꽤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벌써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된다.
이밖에도 장현성, 박소영, 장호일, 공승연, 김권 등 많은 배우들이 ‘풍문’을 통해 명품연기를 선보이며 작품의 퀄리티를 한껏 높이는데 일조했다. 
한편 지난 2월 첫 방송된 ‘풍문으로 들었소’는 제왕적 권력을 누리고 있는 상류층의 위선과 뒤틀린 욕망을 통렬하게 풍자하는 드라마로 출발했으며, 방송 내내 갑과 을을 모두 꼬집는 재밌는 이야기로 호평을 받았다. 
‘풍문으로 들었소’ 후속으로 유이, 성준, 박형식, 임지연 등이 출연하는 ‘상류사회’가 오는 8일 오후 10시에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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