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틀면 쏟아지는 쿡방. 소박한 재료들도 셰프의 손길을 15분만 거치면 눈이 휘둥그레질 정도의 맛깔나는 요리로 탄생하기 마련이다. 우리집에 있는 냉장고를 통째로 옮겨놓은 게 맞나 싶을 정도로 평범한 재료가 화려하게 변신하는 모습은 시청자의 시선을 확실히 끌어당기는 마력을 발휘 중이다. 하지만 따라하기 조금은 번거롭지 않았는지. 이번에는 말하기는 조금 창피했던, 비주얼은 조금 형편 없어도 손쉽게 차려 먹을 수 있는 소박한 레시피가 웃음과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케이블채널 KBS Joy 격식 파괴 요리쇼 ‘한끼의 품격’ 제작발표회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홍진경, 조세호, 레이먼킴, 요나구니 스스무, 사유리, 고현PD 등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날 고현PD는 최근 다양한 채널을 통해 쏟아지는 쿡방 프로그램과의 차별점으로, 일반인 레시피를 꼽았다. 고PD는 “요리 잘하는 셰프에게 요리를 안 시키고 싶었다. 또 요리에 전혀 기본기가 없는 일반인들이 자신의 사연으로 인해 그렇게밖에 할 수 없었던 그 레시피를 평가 받아보는 게 어떨까,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여기서 차별화가 생기는 것 같다”고 전한 것. 실제 고PD는 스키장에 놀러가 돈이 없기 때문에 만들어 먹었던 족발뼈탕 등 말하기는 민망한, 그렇지만 맛있었던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밝혀 일반인들의 리얼한 레시피가 공개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날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에서도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요리가 등장했다. 한 자취생이 전날 프라이드치킨을 시켜 맥주와 함께 먹고, 다음날 아침 남은 치킨으로 끓여먹는다는 프라이드탕 아이디어를 내놓은 것. 프라이드탕은 음식 쓰레기와 기발하고 경제적인 요리, 그 한끗 차이에서 어떤 평가를 끌어낼지 관심을 모았다.
이에 얼굴 표정으로 음식 맛을 전달하는 홍진경, 싫은 소리는 하지 못한다는 조세호가 쿨럭이며 음식을 흡입하는 모습, 또 프로그램에서 잘리지 않기 위해 입에 음식을 먹는 순간 다양한 표현을 떠올린다는, 음식에 대한 수 백 가지 표현이 가능한 4차원 사유리, 요리와 장난 사이에서 중심을 잡을 전문가 스스무 요나구니, 레이먼킴 등이 일반인들의 기발한 요리에 대한 저마다의 평가를 내리고 감동과 재미를 주는 사연에서 예능적인 재미를 한껏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이날 현장에서는 사유리의 ‘노치즈 치즈케이크’ 만들기 시범이 펼쳐졌는데, 사유리는 호밀쿠키를 부셔서 유리잔에 넣고, 두부를 넣고, 블루베리 잼을 얹는 것으로 요리를 마친 후 당당한 표정을 지어 폭소를 자아냈다. 홍진경은 “입 속에 들어가면 치즈케이크 맛이 난다”는 사유리의 말을 믿지 않는 표정으로 시식했고 오묘한 표정으로 “희한하게 치즈케이크 맛이 난다. 이거 왜 나는 거지?”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사유리는 “이태원에서 찾은 짝퉁 명품가방 같다”고 평가하는 등 이들은 ‘한끼의 품격’의 분위기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짧은 시연으로 기대를 더욱 높였다.
고현 PD는 “1회 때 약 300명 정도의 일반인 인터뷰를 진행했다.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있었다. 이러한 자신만의 레시피들이 단순히 방송에만 쓰는 게 아니라 새로운 요리로서 상품 가치가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녹화 이후에 깜짝 놀랄만한 분들도 많이 있었다. 이 요리가 발전 가능성이 있다, 상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었다. 이 프로그램의 메리트가 충분히 있다고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한끼의 품격’은 자신만의 사연이 있는 레시피를 공개하고, 직접 만들어 보이는 격식 파괴 요리쇼이다. 일반인들의 재기발랄한 아이디어와 그에 얽힌 사연이 담긴 음식을 공개한다. 홍진경, 조세호가 MC로 나서며, 퓨전 요리의 대가 스스무 요나구니, 레이먼킴, 사유리, 홍석천이 전문 평가단으로 활약한다. 4일 밤 8시 20분 KBS joy 첫 방송.
jykwon@osen.co.kr
‘한끼의 품격’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