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보아가 이렇게 추리를 잘하다니. 거기다 롤플레잉까지 능청스럽게 소화하고 멤버들을 설득하는 것까지 시즌 1, 2를 통틀어 이토록 대활약을 펼친 게스트는 없었다. 고정 멤버들에게 조금도 밀리지 않고 추리, 최고의 재미를 만들어내며 레전드 편을 남기고 떠났다.
보아는 확실히 JTBC ‘크라임씬2’의 애청자였다. ‘덕후’라고 표현해도 될 정도로 ‘크라임씬’의 모든 것을 꿰뚫고 있었다. 지난 3일 방송에서 보아는 첫 출연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추리력이 폭발했다. 그야말로 입이 떡 벌어질 만큼 이번 ‘교차로 살인사건’을 이끌어가며 범인을 찾아내는데 성공했다.
이날 보아는 앞서 ‘미인대회 살인사건’에서 장진이 박강남(박지윤 분)이 트렌스젠더라는 걸 결정적으로 알아낸 것만큼의 소름 끼치는 추리력을 선보였다. 다른 플레이어들이 지나쳤던 단서를 발견하고, 놀라운 기억력으로 상황을 조합하며 치밀한 추리 실력을 뽐냈다.
일간지 기자 권동기 역을 맡은 보아는 초반부터 캐릭터에 이미 빙의된 듯 연기했다. 탐정 박지윤이 질문하자 조금의 어색함도 없이 능청스럽게 대답했다. 예능이 아니라 드라마를 보는 듯 리얼하게 연기를 펼쳤다.
보아의 대활약은 본격적으로 추리가 시작되면서 빛을 발했다. 보아는 첫 번째 현장 검증이 시작되자마자 살해도구를 찾아냈다. 이뿐 아니라 용의자들의 일터와 집을 샅샅이 뒤지면서 숨겨진 단서를 찾아냈다. 다른 용의자들이 지나쳤던 ‘홍정비’ 홍진호 책상 위에 액자 속 사진을 보고 홍진호가 쌍둥이라는 걸 알아냈다.
이어 브리핑에서 보아는 놀라운 추리력을 보여줬다. 피해자와 가장 연관이 없는 듯한 홍진호의 모든 것을 파헤쳐 논리적으로 설명했다. 보아는 피해자가 홍진호 카센터 비리폭로 기사 때문에 홍진호가 피해를 입은 것은 물론 대출금이 있다는 것, 그리고 홍진호의 쌍둥이 동생이 장진의 뺑소니로 사망한 것을 알아내 피해자와의 연결고리를 찾아냈다.
이뿐 아니라 보아는 장진이 피해자 대신 뺑소니 사고범으로 감옥에 간 것을 알아냈다. 특히 하니가 용의자 선상에서 제외될 만한 알리바이가 제대로 없다는 점, 재개발이 무산될 경우 조직으로부터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상황에 처했다는 것을 결정적으로 알아내 하니에게 투표, 범인찾기에 성공했다.
추리 에이스 박지윤은 보아에게 “범인으로 의심할 뻔한 게 너무 잘한다”고 감탄했고 보아를 범인으로 생각한 홍진호와 장동민은 보아에게 미안함을 표현하기도 했다. 보아는 “‘크라임씬’ 1회부터 한 회도 안 빼놓고 다 봤다”고 고백, ‘크라임씬2’의 애청자답게 모든 걸 알고 있어 어렵지 않게, 그리고 마치 원래 멤버였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플레이를 해냈다.
보아는 최종 투표를 앞두고 불리한 정황으로 범인으로 몰렸지만 전혀 당황하지 않고 하나하나 반박해 멤버들을 설득, 최종 범인 후보에서 제외됐다. 추리력과 설득력, 연기력까지 모두 갖춘 보아는 그야말로 ‘크라임씬2’의 가장 적절한 게스트였다. 게스트 출연으로는 아쉬운 보아, 향후 한 번 더 출연해 기가 막힌 추리력을 또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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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크라임씬2’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