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가면’, 주지훈 캐스팅은 신의 한 수
OSEN 정소영 기자
발행 2015.06.04 10: 29

너무나 적절한 캐스팅이 아닐 수 없다. 겉으로는 부XL가 철철 흐르는 재벌 상속자지만 속으로는 정신병을 앓는 광기어린 모습부터 모성애를 자극하는 짠한 표정까지, 섬세한 연기력을 요구하는 복잡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시청자들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주인공은 바로 주지훈이다. 
지난 3일 방송된 SBS '가면' 3회에서는 자신이 약혼자 서은하(수애 분)를 죽였다고 생각하며 고질병인 강박증에 시달리는 최민우(주지훈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자신이 서은하를 죽였다고 생각하는 최민우의 얼굴은 절박했다. 그는 서은하 대신 병원에 누워있는 변지숙을 찾아가 “말해라. 내가 그런 것 아니라고 말해”라고 울부짖으며 현실을 부정했다. 짧은 장면이었지만 무언가에 쫓기는 듯 감춰왔던 불안감을 여지없이 드러내는 주지훈의 연기는 보는 이들을 순간적으로 몰입하게 만들었다.

주지훈의 소위 ‘미친’ 연기가 가장 빛을 발한 순간은 최민우가 환각에 시달리며 괴로워할 때였다. 수영장 위에서 서은하의 시체를 보고 카펫 위에 쏟아진 붉은 주스를 피로 착각하는 등 끔찍한 환각에 시달리던 최민우는 결국 약의 힘에 기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약을 먹은 최민우는 오히려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며 괴로움에 몸부림쳤다. 이 때 눈을 뒤집으며 쓰러진 주지훈은 핏대가 선 울대와 빨개진 얼굴로 실제로 호흡이 곤란한 것처럼 보이도록 완벽하게 표현했다.
최민우의 이런 광기에는 어머니의 비극적인 죽음이라는 아픔이 있었다. “내가 왜 어머니가 살아있을 거라고 생각했을까요. 내가 정말 미친 걸까요. 내가 정말 약혼자 목을 졸랐을까요. 정말 그런 거라면 어떻게 해야 되나요. 내가 그런 게 아니라고 말해주세요”라며 어머니의 사진을 응시하는 주지훈의 눈빛은 아까와는 전혀 딴 판이었다. 불안한 듯 흔들리는 동공과 약하게 떨리는 그의 목소리는 보는 이들의 동정심을 불러일으키며 눈물샘을 자극했다.
방송 말미에서는 결국 부부의 연을 맺게 된 변지숙에게 “내가 만약 당신을 죽이면 그건 전적으로 당신 책임이다”라며 날을 세우면서도 차에 치일 뻔 한 그를 구하는 모습을 보이며 수애와의 본격적인 로맨스를 펼치는 주지훈의 모습이 예고돼 더욱 기대를 높였다.
빠른 전개와 어우러진 몰입도 높은 주지훈의 연기는 뻔 한 듯 한 재벌 2세 캐릭터도 남다르게 보이도록 하는 효과를 내며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더욱이 폭력적으로 보이면서도 어딘가 나약해 보이는 남자 주인공과 다른 사람이라는 가면을 쓴 채 살아가는 여주인공의 만남이라는 설정은 치명적인 매력을 어필하며 향후 전개에 대한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한편, ‘가면’은 실제 자신을 숨기고 가면을 쓴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얘기를 다룬 드라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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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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