빤한 아이돌그룹을 예상했다면 오산이다. 13명이라는 대인원이 한 마디로 무대를 갖고 논다. 스토리텔링이 있는 왁자지껄한 무대. 남성성에 집착하지 않고 에너지 넘치는 상큼한 매력과 생생한 느낌, 평균나이 17세라는 그 나이 그대로의 푸릇푸릇함을 한껏 드러낸다. 그래서 더욱 신선하다.
플레디스 엔터테인먼트에서 4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출격한 세븐틴은 지난 달 29일 데뷔 앨범 '17캐럿(17CARAT)'을발표하고 데뷔곡 '아낀다'로 활동 중이다. 모였을 때 나이 순으로 번호를 매기고 이동할 때 발 맞춰 두 줄로 간다는 이 대규모 보이그룹은 음악, 퍼포먼스, 무대 표현력 등에서 '완성형 아이돌'이란 말을 듣고 있다. 그리고 이 수식어 뒤에는 멤버들의 땀과 눈물, 칼을 가는 시간이 있었다.
'아낀다'는 멤버 우지가 직접 작사, 작곡, 프로듀싱을 해 의미를 더하는 곡. '아낀다'를 처음 들었을 때 '아 이 노래다!'라는 느낌이 왔냐는 질문에 멤버들은 "우지가 노래를 3번 들어야 한다고 해서 3번 들었더니 좋더라"라고 답하며 웃어보였다.
세븐틴이란 이름에는 13명의 멤버, 세 개의 유닛, 하나의 팀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13, 3, 1을 더한 숫자가 바로 17, 세븐틴이다. 이름만큼 다양한, 개성 가득한 이들을 유닛별로 한 명씩 살펴봤다.
# 힙합(에스쿱스, 원우, 민규, 버논)
에스쿱스 : 세븐틴의 리더. 13인조를 이끄는 그룹의 리더라는 부담감이 있을 법 하다. 멤버들은 "스케줄에 있을 때 차 앞자리에 앉아 매니저와 이런 저런 상의를 한다"라며 그의 리더 기질을 칭찬했다. "연습생의 힘든 시간을 거쳐 데뷔를 해 들뜰 수 있는데, 최대한 차분하게 가라앉히려고 합니다. 팀으로서 음악을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행복하죠."
원우 : 섹시한 눈매가 인상적인 멤버. "전 태생부터 세븐틴입니다. 생일이 7월 17일이거든요. 우지의 곡으로 세븐틴을 시작해 정말 좋아요. 앞으로 더 더 좋은 음악으로 계속 활동하고 싶은 바람입니다."
민규 : 그룹 내 비주얼 담당 중 한 명. "제 특기는 연습실의 고장난 물품 고치기와 멤버들 머리 해주기 입니다. 손으로 하는 건 다 자신있어요(신장이 185cm라 전구 갈기가 수월하다고 한다). 사실 아직까지도 데뷔했다는 사실이 실감이 안 나요. 쭉 항상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입니다. 멤버들과 함께 정신 바짝 차리고 열심히 하는 그룹이 되겠습니다."
버논 : 미국인 멤버. 유창한 한국말 실력을 자랑한다. 밥을 두고 '꼬들꼬들하다'라는 표현을 최근에 다른 멤버 덕에 알게 돼 감격했다는 에피소드가 있다. 4년전부터 하고 싶었던 말이라고 한다. "4차원이라고 불립니다. 제 특기는 랩 메이킹이고요. 앞으로 점차 발전된 실력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 보컬(우지, 정한, 조슈아, 도겸, 승관)
우지 : '아낀다'의 작사, 작곡, 프로듀싱을 담당한 재능꾼. 많은 가수 선배들이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지닌 멤버. "우리가 만든 음악으로 데뷔하게 돼 더 기쁜 마음이 있어요. 원래 다른 노래들도 있었는데, 제가 노래를 만들기 시작하니 믿어주신 회사 분들께 정말 감사드려요. '너희가 만든 걸로 나가겠다'라고 말씀해주셨을 때 너무 기쁘고 행복했죠."
정한 : 비주얼 멤버 중 한 명. 세븐틴 입덕 멤버라고도 불린다. "팬 분들이 천사라고 불러주세요. 생일이 10월 4일이거든요. 하하(남자 천사가 있다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란 외모적 느낌). 특기는 양말 사기입니다. 지나가다가 예쁜 양말을 보면 사게 돼요. 그리고 운동을 좋아하는데 체력이 급 소진돼 바짝 하고 금방 지쳐요. 데뷔했다는 것이 일단 아직도 실감이 안 나요. 음악프로그램에 가면 방송국 체험을 하러 온 그런 느낌이에요. 하다보면 점차 더 적응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언젠가 꼭 1등을 할 수 있는 가수가 되겠습니다!"
조슈아 : 귀여운 비주얼이 돋보이는 멤버. "특기는 아무래도 노래입니다. 교회에서 찬양팀에 있었어요. 기타로 어쿠스틱 편곡도 하고요. 리얼리티 방송을 하면서 애프터스쿨 선배님들의 '너 때문에'를 편곡한 적이 있습니다."
도겸 : 눈웃음이 매력적인 멤버. "제 특기는 좋은 건 아닌데 잃어버리는 걸 잘 해요. 워낙 덤벙대는 성격이라서요. 물건을 잘 잃어버리죠. 멤버들과 같이 있어서 정말 행복해요. 항상 무대할 때 느끼지만 멤버들과 함께 있으면 시너지가 나요. 이런 감정을 그대로 쭉 가져가면서 초심잃지않고 열심히 하겠습니다."
승관 : 팀 내 분위기메이커. 사람을 기분좋게 만드는 언변이 뛰어나고 유쾌한 멤버. "전 예능 꿈나무입니다. 하하. 앞으로 '야무지다'란 소리를 듣고 싶어요. 사람들한테 좋은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기도 하고요. 언젠가는 예능, 라디오 DJ, MC 등을 다양하게 해 보고 싶습니다. 오랜 연습시간 동안 버텨준 멤버들에게 정말 고맙고 주위 분들의 기대에도 부응하고 싶어요."
# 퍼포먼스(호시, 준, 디에잇, 디노)
호시 : '아낀다'의 안무 제작에 참여한 멤버. 휴지를 뽑는 행동 등 작은 제스처가 안무로 연결된다. 그에게는 전 일상이 안무 영감의 원천이다. "전 10시 10분이에요. 눈이 그렇게 생겨서요(웃음). 김범수 선배님의 눈이랑 비슷해서 아이돌 계의 김범수라 불렸으면 하는 바람도 있습니다. 하하. 안무 창작이 특기라면 특기이고요. 그래서인지 트레이닝 바지가 자주 찢어져요. 정말 오래 기다린 만큼 기분이 좋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준 : 큰 눈이 매력적인 배우 느낌이 물씬 나는 중국인 멤버. "제 특기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거에요(세븐틴의 모닝콜이라 불린다고 함). 중국에서 3살 때 연기를 시작했어요. 음악 외 연기에도 관심이 많습니다. 성룡이 제 롤모델 중 한 명이에요. 무대에 서고 다른 선배들의 무대를 보고 배우는 거 자체가 너무 좋고 행복합니다."
디에잇 : 중국인 멤버. 중국 비보잉 대회에 참가해 수많은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는 범상치 않은 퍼포먼스의 소유자. "4.5세부터 무술을 배웠어요. 중국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비보이 팀에 있었고요, 브레이크 댄스, 덤블링, 아크로바틱 등을 할 줄 압니다. 무대에 올랐을 때 되게 행복해요. 가수가 되는 게 항상 저의 꿈이었습니다. 그 꿈을 이뤘습니다."
디노 : 팀의 막내. 하지만 야망돌의 느낌 물씬. 막내의 편견을 깨고 싶다라는 바람을 강하게(?) 드러냈으며 스스로를 '작은 거인'이라 표현했다. "춤이 특기이자 장점입니다. 저희가 음악방송에 나온 걸 봤는데 진짜 TV에 나오는 게 저인지 믿기지 않더라고요. 항상 어렸을 때 가요프로그램을 보면서 자라나 제가 진짜 그 곳에 나온다는 게 잘 안 믿겨져요. 요즘 전보다 잠을 못 자고 있는데 피곤하다기 보다는 즐겁다는 것을 훨씬 더 많이 느껴요."
멤버들은 입을 모았다.
"다인조 그룹에 대해 갖고 있는 어쩔 수 없는 선입견을 깨고 싶어요. '왜 떼로 나왔냐', '쓸데 없이 왜 13명이냐' 이런 말을 듣지 않게요. 13인조만이 할 수 있는 퍼포먼스를 다 보여주고 싶어요. '아, 이래서 13명이구나'란 말을 들을 수 있게 만들겠습니다!"
(2편에 계속)
nyc@osen.co.kr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플레디스(멤버별 스틸-시계방향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