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은 불량스러워진 박세웅, 가슴을 폈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6.06 10: 01

"세웅아, 운동장에서 (더그아웃으로) 올 때 펜스 구석에 붙어서 오지말고 가운데로 가로질러 와라."
롯데 염종석 투수코치가 우완 박세웅에게 했던 말이다. 올해 프로 2년 차,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박세웅은 롯데 트레이드 후 성적이 좋지 않아 마음고생이 심했다. 성적이 나오지 않다보니 자신감도 떨어졌고, 평소 행동까지 소극적으로 변했다.
그래서 염 코치는 "가슴을 펴고 다녀라"고 박세웅을 볼 때마다 한마디씩 했다. 성적이 나오지 않아 팀에 미안한 마음이 드는 건 당연하지만, 선수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조금은 뻔뻔해질 필요도 있다. 그래서 염 코치는 박세웅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계속해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1차 담금질을 마친 박세웅은 3일 삼성전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그런데 예전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일단 3이닝 2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은 것도 좋았지만, 마운드에서의 표정과 행동도 예전과 달랐다.
크게 감정표현을 하지 않았던 박세웅은 삼진을 잡으면 일부러 세리머니를 하고, 마운드에서도 표정에 여유가 생겼다. 조금은 불량스럽게 계속해서 껌을 씹었고 구자욱에게 홈런을 맞고 나서도 얼굴이 붉어지긴 했어도 씩씩하게 자기 공을 던졌다.
그런데 이 모습이 이종운 감독에게는 안쓰럽게 보였나보다. 이 감독은 "자기 딴에는 (강하게) 해보려고 껌도 씹고 그런 분위기를 만들려고 하는 게 보이더라. 조금은 안쓰럽기도 했다"며 미소지었다. 그래도 이 감독은 "그래도 일부러라도 그런 분위기를 만들려고 하는 건 보기 좋았다. 어깨도 펴고, 씩씩하게 던지는 게 괜찮더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체중 늘리기와 마운드에서 어깨 펴기. 스물한살 박세웅의 임무다. 롯데는 박세웅을 불펜에서 좀 더 활약하게 한 뒤 자신감을 되찾으면 선발로 기회를 줄 예정이다. 그때는 또 얼마나 성장해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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