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 신경전을 벌이는데 귀엽다. KBS 2TV 금토드라마 ‘프로듀사’ 공효진과 아이유가 로맨스보다 매력적인 앙숙 호흡으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엇갈리는 사랑관계 못지않게 두 여자의 톰과 제리 호흡이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공효진과 아이유는 ‘프로듀사’에서 각각 ‘뮤직뱅크’ PD인 탁예진과 톱가수 신디 역을 맡고 있다. 첫 만남부터 서로의 속을 확 긁었던 이들은 시간이 흘러도 딱히 서로를 다정하게 챙기는 법 없는 앙숙관계를 형성하는 중이다.
다만 달라진 게 있다면 신경전이 다소 귀여워졌다는 것. KBS 대표 ‘쌈닭’인 예진과 10년간 활동하면서 산전수전 다 겪어 ‘얼음공주’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신디의 티격태격은 심각하지 않아 흐뭇한 미소를 유발하는 중.
지난 5일 방송된 7회도 소속사 대표(나영희 분)를 피해 예진과 라준모(차태현 분)가 함께 사는 집에 잠수를 탄 신디를 보살펴야 하는 예진의 투덜거림이 끝없이 펼쳐졌다. 예진의 불평과 불만 토로에도 두 사람 집에 눌러앉게 된 신디의 천연덕스러운 ‘빈대 행동’과 말은 독하게 하나 마음 한 구석이 여리다 못해 순해 신디가 해달라는대로 다 해주고 있는 예진의 행동은 이날 ‘프류듀사’의 재미 중에 하나였다.
사실 ‘프로듀사’는 예능국을 배경으로 얽히고설킨 사랑 관계를 보는 재미가 있는데, 어떻게 보면 경쟁자인 예진과 신디가 만들어가는 재밌는 앙숙 관계가 참 흥미롭다. 서로 날카롭게 말을 쏘아붙이는 듯 보여도 적정선을 넘지 않는 이들의 독설 대립각은 시청자들을 웃게 하는 요소다. 도도한 척 하고 싶지만 실상은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한 없이 약해질 수밖에 없는 예진, 화려한 생활을 하지만 친구 하나 없는 외로운 신디가 티격태격하면서 친구가 되는 과정은 웬만한 로맨스 못지않게 즐거움을 만든다.
무엇보다도 두 배우의 캐릭터 소화는 칭찬받을 만 하다. ‘믿고 보는 배우’라는 명성을 가진 공효진은 이 드라마에서 사랑스러우면서도 귀여운 예진으로 완벽하게 분해 왜 대중이 배우 공효진을 매 작품마다 선택하는지 증명했다. 톡톡 튀면서도 자연스럽게 예진을 연기하는 공효진, 그리고 선배와 재밌는 신경전을 맛깔스럽게 소화하는 아이유도 자신의 역할을 잘 소화하고 있다. 초반 캐릭터 설정 탓에 다소 딱딱하고 어색하게 보였던 아이유는 극이 진행될수록 신디라는 인물에 잘 녹아들었다.
‘프로듀사’는 12회로 기획된 작품. 반환점을 돈 이 드라마는 KBS 예능국을 배경으로 다양한 사랑 관계가 본격화되면서 어떤 커플이 형성될지 지켜보는 재미가 상당하다. 앞으로 이 드라마가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게 될지 자못 궁금증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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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듀사'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