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쪼개기] ‘프로듀사’, 투덜이 공효진을 지켜주고픈 이유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5.06.06 10: 47

항상 투덜투덜, 입이 뾰족하게 나와 있는데도 이상하게 사랑스럽다. 독설을 퍼부으면서도 금세 상대에게 허점을 들켜버리고 만다. ‘싸움닭’이라는 별명은 겉모습일 뿐, 조금한 동정심을 자극하면 누구보다 든든한 편이 돼 주는 ‘프로듀사’ 공효진을 미워할 사람이 있을까? 공효진은 “화날 때가 제일 예쁜” 여자의 매력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며 계속해서 진화된 ‘공블리’를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 5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예능드라마 '프로듀사'(극본 박지은 연출 표민수 서수민)에서는 신디(아이유 분)의 부탁으로 결국 그를 준모(차태현 분)와 주소공유를 하는 집에 데려오는 예진(공효진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예진은 버스정류장에 앉아있다 우연히 차를 타고 출근하는 승찬과 마주쳤다. 예진에게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는 신입PD 승찬은 병원에 간다는 그를 차에 태워 함께 병원에 가줬다. 검사를 받고 나오는 길, 두 사람은 갑작스런 일을 당하게 됐다. 신디가 자신들이 탄 차의 뒷 자석에 숨어든 것.

그렇지 않아도 신디와 껄끄러운 예진은 잠수를 타고 있다는 신디에게 “우리가 그럴 사이는 아니지 않느냐”고 기막혀했다. 하지만 곧 “버스정류장에 내려달라. 돈은 없지만”, “사흘만 신세를 지겠다. 연습생 시작하고 10년 동안 하루도 쉬어 본 적이 없다. 딱 사흘만 쉬고 싶어서 그런다”는, 동정심을 자극하는 신디의 말에 마음이 약해져 이를 허락하고 말았다.
한 집에 있게 된 신디와 예진은 그야말로 ‘고양이와 쥐’였다. 예진은 버럭버럭 소리를 지르면서도 신디에게 자신이 아끼는 핑크색 베개를 주고, “물에 라임을 띄워달라”는 어이없는 요구에 당황하면서도 승찬을 시켜 라임을 사오게 하는 등 따뜻한 모습을 보였다.
예진은 겉으로는 툴툴대도 누구보다 마음이 여리고 착한 캐릭터다. 이를 알아보는 승찬은 다 같이 함께 한 ‘당연하지’ 게임에서 예진에게 “예진이 너, 네가 생각하는 거보다 훨씬 예쁜 거 알지?”, “너 화낼 때가 더 매력적인 거 알지?”라고, 진심을 실어 말했다. 또 그는 “내가 너 이래서 좋아하는 거 알지?”라고 대답하는 예진에게 “준모 선배보다 더?”라고 되물으며 묘한 분위기를 형성했다. 이후 만취해 “예진이는 주사가 없다”며 특유의 애교를 부리는 예진의 모습은 소맥을 타는 아이유의 주사와 더불어 큰 웃음을 줬다.
사실 예진처럼 불만이 많은(혹은 많아 보이는) 인물은 극 중에서도, 현실에서도 ‘비호감’으로 오해를 받기 십상이다. 그러나 캐릭터 창조에 일가견이 있는 박지은 작가와 어떤 역할을 맡아도 자신만의 색깔과 자연스러운 연기로 소화해내는 공효진의 시너지는 ‘츤데레’(겉으로는 차가워 보이지만 속으로는 다정한 사람을 지칭하는 인터넷 용어)한 여성 캐릭터에 호감을 부여하는데 큰 힘이 됐다.
또 이는 시청자들로 하여금 자꾸만 예진에게 끌리는 승찬의 마음에 공감하게 한다. 머리를 쓰다듬는 예진의 손길에 함박웃음을 짓고, 언론플레이의 희생양이 된 예진의 옆에 껌딱지처럼 붙어 그를 지키는 연하남 승찬의 모습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김수현의 탁월한 표현력 때문이기도 하지만, 예진의 매력을 요리조리 섬세하게 잘 표현해낸 ‘공블리’의 노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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