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해전VS소수의견', 이념논쟁=시너지?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5.06.06 11: 29

어찌보면 양극단에 서 있는 영화 '연평해전'과 '소수의견'이 동시기에 맞붙게 됐다. 불가피하게 발생할지도 모르는 이념 논쟁은 두 영화에겐 시너지로 작용하게 될까.
제2연평해전이라는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 '연평해전'과 용산 참사를 모티브로 한 '소수의견'이 정면 대결을 펼치게 됐다. 당초 약 2주간의 차이를 두고 경쟁을 벌인 두 영화였으나 메르스 등으로 인한 사회 분위기를 고려, '연평해전'이 개봉일을 미루면서 두 영화의 정면대결이 성사됐다.
무엇보다 개봉 이후 격렬한 이념 논쟁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르는 두 영화가 동시에 맞붙게 됐다는 점이 흥미를 끄는 대목. 그동안 이념 논쟁을 통해 대중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흥행 뒷심을 받았던 영화들이 존재하기에 '연평해전'과 '소수의견'도 그 효과를 누리게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평해전'은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 지난 2002년 실제 발생했던 제2연평해전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작품. '휴먼 드라마'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영화는 참수리 357호에 올랐던 병사들의 개인적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그럼에도 논쟁의 여지가 있는 장면이 몇 개 포함돼 눈길을 끈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뉴스를 바라보는 유가족의 장면. 유가족이 물끄러미 바라보는 TV 속에는 대통령이 월드컵 관람을 위해 일본을 방문했다는 뉴스가 흘러나가고 있다. 감독은 이에 대해 "정치적인 의도나 해석으로 접근하지 않으려 했다"고 밝혔지만 이 장면이 포함됐다는 것만으로도 이념 논쟁의 발생 가능성은 충분하다.
'소수의견'은 그러한 정치적인 맥락에서 봤을 때 '연평해전'과는 정반대에 있는 영화. 용산 참사를 모티브로 한 '소수의견'은 강제 철거 현장에서 죽은 16세 소년의 아버지가 진압 중 사망한 20세 의경의 살인자로 체포된 후, 사건을 은폐하려는 국가권력과 변호팀의 진실 공방을 다룬 작품이다.
영화 관계자들은 "'소수의견'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영화라기 보다는 법정 드라마에 가까운 영화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입을 모으고 있지만 이념 논쟁을 피해가기 어려울 듯 보인다. 포스터에도 "피고 대한민국의 유죄를 주장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있듯 당시 사건과 연관시키는 이념 논쟁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
이처럼 두 영화는 각기 다른 이념 논쟁의 중심에 서게 될 전망. 이와 같은 이념 논쟁을 누군가는 미간을 찌푸리며 바라볼 수도 있겠지만 당사자들에게는 좋은 시너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된다. '변호인', '국제시장' 등 영화를 둘러싸고 이념 논쟁이 벌어졌을 때, 그 효과로 흥행 뒷심을 받은 사례들이 종종 존재하기 때문.
특히나 하나의 이념 논쟁이 아닌, 대척점에 서 있는 두 편의 영화가 동시에 맞붙게 됐으니 두 편의 영화가 서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윈-윈하는 성적표를 받아들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6월 25일, 6.25에 맞춰 개봉을 앞두고 있는 두 편의 영화가 과연 어떠한 결과를 낳게 될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연평해전'은 오는 24일, '소수의견'은 오는 25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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