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했다고 휴가가 어디 있나. 매일 일하는 거다”라는 말 한 마디.
인도 빨래터 일꾼의 무심한 이 말이 ‘무한도전’이 포상휴가를 어느 정도 포기하고 ‘해외 극한 알바’를 선택한 이유를 알게 했다. ‘무한도전’의 지난 10년처럼 ‘해외 극한 알바’는 해도 해도 끝이 없는 하루의 연속이었다. 체력적인 소모가 큰일을 하며 땀을 흘린 멤버들의 땀은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이들은 모든 노동이 끝난 후 비로소 달콤한 휴가를 즐겼다.
6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10주년 포상 휴가로 속아 떠난 해외 극한 ‘알바’의 마지막 이야기가 방송됐다. 유재석·광희는 인도 빨래터, 정형돈·하하는 중국 가마꾼, 박명수·정준하는 케냐 코끼리 돌보기를 했다.
박명수와 정준하는 상아 밀렵꾼으로 인해 부모를 잃은 고아 코끼리를 돌봤다. 쉽지 않았다. 코끼리와 친해져야 했고, 점심식사 중에는 타조에게 음식을 빼앗기는 수난을 당했다. 심지어 한 타조는 박명수만 졸래졸래 쫓아다녔다. 두 사람은 코끼리, 타조와 교감을 했다. 3시간에 한번씩 밥을 먹는 코끼리를 돌보느라 제대로 식사도 못했고, 아픈 곳을 치료해주며 하루를 보냈다. 아픈 코끼리를 살피느라 집중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뭉클함을 안겼다.
유재석과 광희는 땡볕 아래 빨래를 하느라 힘을 뺐고, 정형돈과 하하는 산을 오르락내리락하며 가마꾼이 됐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는 날씨 속에 극심한 체력 소모가 있는 일이었다. 팔이 빠질 것 같은 고통 속에 계속 빨래를 했다.
방송 말미 유재석과 빨래터 일꾼의 대화 속에 이 프로그램이 왜 휴가를 포기하고 힘든 도전을 했는지 이유를 알 수 있게 했다. “10년 했다고 휴가가 어디 있나. 매일 일하는 거다”라는 일꾼의 말 한 마디는 노동의 가치를 일깨우게 했다. 이번에 제작진이 멤버들을 속이면서까지 포상 휴가 대신 극한 노동을 선택한 것은 10주년이라는 예능프로그램에서 기념비적인 성과를 거둔 프로그램이지만 안주하지 않고 다시 힘차게 달려가겠다는 뜻이 곁들어 있는 것이기도 했다.
정형돈과 하하 역시 가마꾼 선배를 태우는 선물했다. 단 한 번도 가마에 타본 적 없다는 가마꾼 선배를 태우며 고된 노동을 마무리했다. 사기를 당해 시작한 극한 노동이었지만 이들이 왜 포상 휴가를 포기하고 험한 도전을 택했는지 알 수 있었다. 이들의 ‘해외 극한 알바’ 특집은 감동적인 노동과 교감의 가치를 되새기는 시간이 됐다.
한편 이날 고통스러운 도전 속에 웃음기도 있었다. 박명수를 졸래졸래 쫓아다니는 타조, 정형돈과 하하는 힘든 일정 속에서도 농담을 하며 유쾌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하하가 출연하는 ‘런닝맨’ 중국 인기를 이용해 영업을 하며 재미를 선사했다. 정형돈은 중국 현지인 같은 외모로 스스로 웃음을 안기기도 했다.
광희의 분노 폭발도 재미있는 지점이었다. 광희는 최근 ‘무한도전’에 합류한 후 포상휴가를 함께 왔다. 물론 포상휴가가 아닌 ‘극한 알바’였지만 10년간 한 일이 없는데 왜 포상휴가를 갔느냐는 악성댓글에 시달린 바 있다. 광희는 골방에서 더운 날씨에 다림질을 하다가 “여기 처박혀 가지고...욕먹어가면서 사람들은 내가 놀러 온 줄 알고 욕 장난 아니게 하고 있다. 공항 사진 보고 난리라더라. 내가 왜 쫓아갔냐고. 그런데 골방에 처박혀서 일하고 있다”라고 분노해 웃음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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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도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