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농부들의 애정이 듬뿍 담긴 모종이 드디어 옥상 한 켠을 채웠다. 옥상에 흙을 일궜던 도시농부들은 한 단계 더 나아가 모종까지 심으면서 옥상 텃밭에 대한 희망을 한 발 더 내디뎠다. 그 과정에서 서툴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시청자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했고, 또 모종을 심는 것에 열정을 다하면서 멤버들의 생활에도 생기가 돋는 모습으로 훈훈함을 선사했다.
지난 6일 방송된 KBS 2TV '인간의 조건-도시농부'(연출 원승연) 3회에서는 모종시장에서 텃밭에 심을 모종을 직접 고른 멤버들이 애정을 듬뿍 담아 옥상에 심는 과정이 방송됐다. 윤종신은 최현석, 조정치와 함께 옥상에 심을 모종을 사러 가서 쌈 채소 20여종을 구입했고, 정창욱과 박성광, 정태호는 황학동 주방거리에 가서 옥상에 놓은 주방도구를 구입했다.
모종을 사면서 옥상 텃밭을 만드는 꿈에 성큼 다가선 멤버들은 그 어느 때보다 열정적이었다. 텃밭을 향한 갈망은 잊고 지냈던 멤버들의 열정을 샘솟게 했다. 초반에는 그저 지켜보기만 해 ‘입농부’라고 불렸던 윤종신은 다양한 모종에 관심을 가지며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는 등 의욕을 갖고 모든 모종을 직접 골랐다. 다 사고 싶다거나, 골든벨을 울려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는 등 모종에 욕심을 드러내며 20종을 구입했다. 옥상 용품을 사러 간 정창욱은 황학동 주방거리를 돌아다니며 신이 났다. 함께 간 정태호와 박성광한테 주방 용품에 대한 설명을 쉼 없이 했고, 이것저것 고르느라 바빴다. 처음 창업을 할 때처럼 설레고 긴장되고 기쁜 마음이 교차된 그의 모습에서 옥상 텃밭의 변신을 더 궁금하게 만들었다.
이런 초 집중 열정은 멤버들의 일상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집에서 키우던 식물이 말라도 몰랐던 조정치는 집에서 키우려고 허브를 구입했다. 아내 정인에게 줄 꽃도 사는 등 일상에 생기가 돌았다. 정태호는 무심코 지나쳤던 길거리에서 파는 야채들도 하나하나 챙겨보고, 늘상 갔던 마트에서도 쌈채소와, 벼농사, 딸기 등에 대한 다양한 궁금증을 드러내는 등 마음은 ‘일등 농사꾼’의 모습을 보였다. 옥상 텃밭이 아니더라도 뭔가를 아끼고 열중하는 자체만으로 에너지를 불어넣을 수 있다는 또 다른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날 방송은 ‘인간의 조건-도시농부’의 남다른 의미를 깨우쳐주기도 했다. 먹방과 쿡방 프로그램들이 요리하고 맛있게 먹는 것에 집중해왔다면, ‘인간의 조건-도시농부’는 다양한 채소의 효능 등을 함께 소개하면서 ‘TV식물 도감’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아마란스'는 각종 성인병 예방과 피부노화를 방지하는 효과가 뛰어나고, '대파'는 혈액 순환에 좋다는 등, 비트, 곰치, 부추 등 다양한 쌈채소의 모양을 자세하게 보여주고 특징까지 세세하게 소개하며 색다른 정보를 줘 먹방과 쿡방을 넘어서 한 단계 진일보된 모습을 보여줬다.
서툴지만 최선을 다하는 멤버들의 열정이 휑하기만 했던 옥상의 빈 곳을 채워나가기 시작하면서,옥상 텃밭의 완성된 모습에 더욱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각종 SNS와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폭우가 내리니 옥상 텃밭 걱정에 비를 맞으며 옥상에 가는 모습에서 진심이 느껴졌다” “나도 작은 허브 화분이라도 사야지”, "아마란스, 루꼴라 쌈채소 지식도 늘어나는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 같은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은 토요일 밤 12시에 가까운 심야시간 대에 놀라운 변화를 일으켰다. '인간의 조건-도시농부'는 닐슨 코리아 기준 전국 시청률 4.4%, 수도권 4.6%를 기록하며, 죽어있는 시간대로 생각되어 왔던 자정 심야시간 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인간의 조건-도시농부'는 1회 2.9%, 2회 3.6%에서 3회 4.4%까지 매회 수직 상승하는 기염을 토하며 이변을 만들고 있다. 향후 '인간의 조건-도시농부'가 심야 시간대에 어떤 변화를 갖고 올지 관심을 높이고 있다.
jykwon@osen.co.kr
‘인간의 조건-도시농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