뺀질이의 대명사, 입 농부를 자처하던 윤종신이 변했다. 단지 풀 한 포기에 가까운 모종 때문이었다.
지난 6일 방송된 KBS 2TV '인간의 조건-도시농부'(연출 원승연) 3회에서는 모종시장에서 텃밭에 심을 모종을 직접 고른 멤버들이 애정을 듬뿍 담아 옥상에 심는 과정이 방송됐다. 윤종신은 최현석과 조정치와 함께 옥상에 심을 모종을 사러 가서 쌈 채소 20여종을 구입했고, 정창욱과 박성광, 정태호는 황학동 주방거리에 가서 옥상에 놓은 주방도구를 구입했다. 이 과정에서 '모종대왕'의 면모를 발휘한 윤종신의 모습은 놀라움을 넘어 신선한 충격을 선사했다.
지난 회에서 '입 농부'에 등극하며, 하루의 반성으로 "녹화에 지각하지 않겠습니다"라고 말했던 윤종신은 모종시장에 도착한 이후로 180도 변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수많은 모종의 신천지를 발견한 윤종신은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최현석의 모종 설명을 듣는 등 '모종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의 면모를 보여주며 웃음을 선사했다.
연신 "다 사고 싶어", "골든 벨을 울리자", "이 가게를 인수해야 할 것 같은데" 라며 흥분된 모습을 보인 그의 사랑은 시작에 불과했다. 옥상 텃밭에서 첫 모종심기에 나선 멤버들은 6인 6색의 모습을 보여 웃음을 선사했다. 모종심기 조차 시크한 정창욱, 허세 심기 최현석, 모종 하나하나에 심혈을 기우는 박성광 등 다양한 모습 속에 윤종신은 바라만 보고 있을 것이라는 편견을 뒤엎으며 "음식은 다 쌈이야"라며 남다른 쌈 사랑으로 열혈 모종심기를 선보였다. 샐러리를 심던 그는 빗방울이 하나씩 떨어지자 "비가 오는 게 축복일까?"라며 날씨를 걱정하는 등 큰 형님답게 옥상 텃밭에 대한 고민을 먼저 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날 밤 서울에는 폭우가 내렸다. 이제 갓 심은 모종들이 걱정된 윤종신은 근방에서 회식을 하던 정창욱과 함께 허겁지겁 옥상 텃밭을 찾았다. 윤종신은 "아까 비가 억수같이 와서 걱정했어"라며 옥상 곳곳을 둘러보며 배수를 확인하고, 물이 고인 곳은 없는지, 쓰러진 모종이 없는지 체크하기 시작했다. 이어 아무 문제가 없음을 확인하자 그때서야 밝은 얼굴로 "비가 와야 하는구나. 비가 도움을 주는 거네"라며 안심하는 모습을 보여 뺀질이 윤종신이 아닌 농부 윤종신의 반전 모습을 선사했다.
하루가 다르게 농부로 변화되고 있는 윤종신의 모습에 각종 SNS와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비가 쏟아지는데 우산도 없이 발갛게 된 얼굴로 옥상에 올라간 윤종신 모습을 보니 진심으로 모종을 걱정하구나 싶었음", "쉬지 않고 잔소리하는 종신 형님 대단", "윤종신도 금사빠였어. 정말 그 모종시장 인수하는 줄~", "윤종신 진심으로 농사 짓네 앞으로 기대된다" 등 뜨거운 응원이 이어졌다.
한편, 시청자들의 뜨거운 반응은 토요일 밤 12시 심야시간 대에 놀라운 변화를 일으켰다. '인간의 조건-도시농부'는 닐슨 코리아 기준 전국 시청률 4.4%, 수도권 4.6%를 기록하며, 죽어있는 시간대로 생각되어 왔던 자정 심야시간 대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특히, '인간의 조건-도시농부'는 1회 2.9%, 2회 3.6%에서 3회 4.4%까지 매회 수직 상승하는 기염을 토하며 이변을 만들고 있다. 향후 '인간의 조건-도시농부'가 심야 시간대에 어떤 변화를 갖고 올지 관심을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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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조건-도시농부' 방송화면 캡처